홍콩 증시, 중국 인터넷 금융업체 '둥지'로 급부상...왜?

2018-04-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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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푸진커 23일 홍콩거래소에 상장신청, 올 들어 4번째

미국 증시 향하던 중국 인터넷 금융업체, 올해 홍콩 증시行

높은 A주 문턱, 가성비 급감한 미국 증시에 '홍콩'으로

홍콩 센트럴 광장. [사진=신화통신]


중국 인터넷 금융업체 판푸진커(凡普金科·FINUP)가 23일 홍콩증권거래소에 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 정식으로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것이다. P2P(개인 대 개인) 대출업체 등 인터넷 금융기업이 홍콩 증시 상장을 신청한 것은 올 들어 4번째로 관련 업체가 이제 미국이 아닌 홍콩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베이징상보(北京商報)가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일단 시장이 커지면서 다수의 기업이 몸집을 키웠고 당국의 심의와 감독을 받을 자신감을 가진 기업이 늘어 IPO 수요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대표 인터넷 금융서비스 업체로 대출 업무를 핵심으로 하는 판푸진커도 지난해 말 대출잔액 기준 업계 4위, 거래량 기준 3위의 경쟁력있는 기업이다. 지난 2015년과 2016년 각각 4억7100만 위안, 5377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11억9000만 위안의 순익을 벌었다. 실적이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IPO 자신감도 커졌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가 가진 매력이 줄고 중국 A주의 문턱은 너무 높아 홍콩을 선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알리바바라는 '대어(大魚)'를 놓친 홍콩거래소가 파격적으로 IPO 정책을 수정한 것도 이를 부추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중국 대다수의 인터넷 금융업체는 미국행을 선택했다. 하반기에만 취뎬(聚店), 허신다이(和信貸), 파이파이다이(拍拍貸), 러신(樂信) 등이 미국으로 향했다. 하지만 올 들어 웨이신진커(緯信金科), 후이푸톈샤(匯付天下), 51신용카드, 이번에 판푸진커까지 4개 업체가 홍콩 상장을 신청하면서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줬다.  

쉐훙옌(薛洪言) 쑤닝(蘇寧)금융연구원 인터넷금융연구센터 주임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IPO 시장 선택에 있어 A주가 홍콩보다 낫고 홍콩이 미국보다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인터넷 금융업체에게 A주 진입 문턱이 너무 높고 거액의 달러를 가진 '물주'도 없어 홍콩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거래소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반토막이 난 상태다. 선핑(沈萍) 베이징 다청(大成)법률사무소 금융·자본시장부 전문 변호사가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한 9곳 중국 인터넷 금융업체의 평균 IPO 비용은 384만 달러(주간사 비용 제외)다. 하지만 상장 후 주가와 시가총액 전망치는 크게 낮아져 투자 대비 기대성과가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해 중국 본토 인터넷 금융업체 다수가 미국 증시에 안착하면서 브랜드 희소성이 떨어졌고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이들을 홍콩으로 이끌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엄격한 홍콩 당국의 IPO 심사 기준이 기업의 투명성과 재무 건전성 등을 높이고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최근 중국 당국은 우후죽순 늘어 부작용이 커진 중국 인터넷 금융업체에 대한 단속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리스크를 해소·예방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홍콩거래소가 하이테크, 혁신 기업에 대해 파격적으로 문턱을 낮춘 것도 기대감을 높였다. 홍콩거래소는 24일(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 허용 △수익을 못내는 바이오·하이테크 기업 상장 허용 △해외 상장 중화권·글로벌 기업의 홍콩 동시상장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IPO 제도를 오는 30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인터넷 금융업체에게 상대적으로 큰 호재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기준에 부합하는 혁신형 기업으로 분류되기 어렵다는 것. 루난(路南) 마다이(麻貸)연구원 연구총감은 "본토 온라인 대출 플랫폼이 홍콩 증시의 변화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A주 진입은 꿈도 꿀 수 없는 업체들이 결국 홍콩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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