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진출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스마트폰 판매 규모가 한계점에 달하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규모 확장 중심의 시장에서 부가가치 중심의 시장으로 변화했다. 또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 영향력이 커져 ‘마태 효과(Matthew effect)’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마태 효과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최근 프리미엄 시장에 출시된 신제품은 중국 제품이 대부분이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이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
지난 12일 화웨이는 상하이(上海)에서 올해 춘계 플러그십 제품인 ‘P20’과 ‘P20프로’를 발표했다.
화웨이 P20시리즈는 사진의 프레임을 지능적으로 추천해주는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요소 등을 갖췄다.
P20프로는 카메라 유닛 3개의 ‘트리플 렌즈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으로 주목을 받았다. 카메라 유닛은 독일의 대표 카메라업체 라이카와 화웨이가 협력해 개발했다.
3개의 카메라 유닛 중 메인 카메라 모듈은 4000만 화소급 RGB 컬러 센서가 내장돼 사진의 선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AI 기능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기린970이 탑재됐다. 또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향상된 증강현실(AR) 기능을 제공하는 구글 AR코어도 지원한다.
샤오미는 지난달 27일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미믹스(MIX)2S’를 앞세워 미국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미믹스2S에는 애플의 페이스ID·시리(Siri)와 비슷한 AI 얼굴 잠금 해제·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됐다. 또 샤오미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무선충전 기능과 AI 음성비서 ‘샤오’가 적용됐다.
특히 미믹스2S의 카메라 성능이 크게 향상돼 아이폰X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믹스2S 후면에는 1200만 화소 광각렌즈와 1200만 화소 망원렌즈가 적용된 듀얼카메라가 장착됐고, 소니의 IMX363 센서도 적용했다.
샤오미 측은 “미믹스2S는 카메라 화질 평가 사이트 DxOMark 종합 점수에서 아이폰X와 같은 97점(100점 만점)을 받았고, 사진 촬영 기능에서는 101점을 받아 아이폰X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화웨이, 샤오미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이후 3000위안(약 52만원) 이상의 중·고급형 중국 스마트폰은 10개를 넘어섰다. 대부분 AI 기능을 앞세운 고성능 스마트폰이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프리미엄 제품 출시 열풍은 시장 점유율 확보 압력이 누적된 ‘위기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8137만대로 26.1%가 급감했다. 이 가운데 중국 브랜드 제품의 출하량은 7586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9%가 줄었다.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부터 줄기 시작했다. 2017년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4억9100만대로 전년 대비 12.7%가 감소했다.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상태가 전체 시장의 둔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경제참고보는 “과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세계 1위에 달하는 인구 규모에 의존해 성장했고, 오랫동안 1000위안 가격대에서 경쟁을 해왔다”며 “기업의 이익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고 나서야 브랜드 영향력 강화와 프리미엄 제품 출시에 나섰다”며 “현재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프리미엄 전략은 시장 위기에서 모면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