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압박이 계속되면서 일부 단지에만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분위기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25.85대 1, 경기·인천은 5.41대 1로 서울의 경쟁률이 경기와 인천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청약률이 2014년 이후부터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서울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영등포구 당산동 '당산 센트럴아이파크'는 일반공급 108가구 모집에 8629명 몰려 79.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 46.98㎡의 경우 920대 1이라는 최고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경기 연천군에서 분양된 한 아파트의 경우 307가구 모집에서 단 5명만 청약을 신청해 심각한 격차를 보여줬다.
이런 양극화는 경기·인천에 아파트 분양이 크게 늘면서 수요가 분산된 반면 서울에서는 인기 지역인 강남권 주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분양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올 1분기 양호한 성적을 거둔 아파트는 재건축 단지이거나 역세권 아파트, 택지개발 지구 물량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올 2분기(4~6월)에도 서울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삼성동 상아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단지가 오는 6월 분양에 나서며, 서초구에서는 내달 서초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 1300여가구가 공급된다.
임병철 책임연구원은 "수도권에서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스테디셀러로 불리는 역세권 아파트, 합리적 분양가격의 택지지구 물량 등이 분양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앞으로도 지역·단지별 청약 쏠림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