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료방송업계의 시장 구조개편 움직임에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이동통신사 주도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확산되면서, 시장 매물로 나와있는 딜라이브를 비롯해 CJ헬로, 티브로드, 현대HCN 등 사실상 모든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료방송시장 구조개편 논의에 따른 업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나눔연대사업국장의 유료방송시장 자본의 전략과 동향에 따르면, 케이블TV산업을 구축하고 있는 MSO 모두가 M&A 시장의 잠재적 매물로 평가되고 있다.
딜라이브는 오래전부터 매각 시장에 나온 유력 후보군이다.
딜라이브는 지난 2015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가격 문제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최근 서초지역을 현대HCN에 부분매각하는 과정에서 약 1조6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으며 상황은 급변하는 모습이다. 권역별 분할매각이나 지분 일부만 처분하는 등 인수기업의 매입가격이 부담이면 부분 매각도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앞으론 전체 일괄 매각에 초점을 맞춘다고 선언하면서, 이통사 등 대기업의 인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오는 6월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이러한 흐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는 지난해 말 LG유플러스와 M&A 추진설이 난 이후 이동통신(MNO) 사업자에 매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CJ헬로가 주체가 돼 다른 SO를 인수한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CJ헬로는 SK텔레콤과의 M&A 실패 후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CJ헬로비전 주식은 2018년 현재 주당 8410원으로, 2014년 4월 1만7000원대 대비 절반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2018년 현재 6529억원으로, 2014년 4월 1조3480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CJ헬로가 이통사에 매각되는 것도, 다른 SO를 인수하는 것도 결국 문제는 가격이다. CJ헬로 입장에서는 신성장동력으로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시가총액을 높여서 매각을 대비하려는 전략을 펼친다는 계산이다.
현대HCN도 2015년 말부터 잠재적 매물로 거론돼 왔으나, 대주주인 현대백화점에서 회사를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현대홈쇼핑-현대미디어(PP)-현대HCN(SO) 그룹의 미디어 계열사들이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고, 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사측 판단이다. 그러나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부분은 우려 대목이다. 다른 케이블방송의 매각이나 규제 완화 등 환경이 조성되면 M&A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태광그룹은 티브로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당분간 티브로드 매각 추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룹에서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케이블TV사업에 대한 의지가 여전한 만큼, 다른 SO의 부분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 국장은 “딜라이브 16개 권역 전체가 이통사나 CJ헬로 등으로 매각될 가능성 혹은 경쟁권역을 보유한 티브로드 등이 딜라이브의 개별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유료방송업계의 경쟁상황은 합산규제와 권역규제의 향배에 따라 급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의 탈출구가 M&A의 방식으로만 사고될 경우, 비용절감 절감 차원의 구조조정 내지는 불법 간접고용의 고착화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