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상장 이슈까지 겹치면서 기업가치 상승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15일 금융투자 및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윤활기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다음달 중 기업 공개(IPO)를 마무리하면 구주 매출로 들어오는 현금을 1조~1조2000억원(세전 기준)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루브리컨츠는 지난 3일 증권신고서를 제출, 구주 매출과 신주 모집을 8대 2로 병행해 보통주 총 1276만5957주 공모를 확정한 바 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다우로부터 고부가 화학 제품군인 에틸렌 아크릴산(EAA) 및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했다. 헝가리 코마롱에는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모두 비정유사업 분야에서 차세대 먹거리 사업을 확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50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SK루브리컨츠의 적정 기업 가치를 5조~6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고급 윤활기유 시장의 높은 성장세 때문이다. 고급 윤활기유 시장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연 평균 3.5% 가량의 성장이 전망된다.
SK루브리컨츠는 세계 고급윤활기유 그룹III(고급자동차용) 시장에서 수요 기준 점유율 39.3%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상장 완료 시 유입되는 3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활용해 글로벌 선두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루브리컨츠의 상장 가치는 5조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SK이노베이션의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 13%보다 훨씬 높은 자회사라는 점에서 상장에 따른 가치 재평가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는 자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 받음으로써 추가 성장에 대한 원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최소 1조원 가량 투자용 실탄 확보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기업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