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2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 그리고 남북관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두 번 다시 오기 힘든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반드시 이 기회를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합의만으로는 남북관계를 풀 수 없고 북미 간 비핵화 합의가 이행되어야 남북관계를 풀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반드시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까지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 어느 것도 쉬운 과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경험과 7·4 남북공동성명, 남북 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이라는 소중한 남북 합의 성과가 있다"며 "이번 남북정상회담도 그런 경험과 성과가 있었기에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지금 상황은 과거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남북관계는 지난 10여 년간 파탄 난 상태에서 군사적 긴장이 최고로 고조됐고 북한 핵·미사일은 미국조차 위협을 느낄 만큼 고도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오늘날 남북관계는 정부 독단으로 풀어갈 수 없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공감과 지지가 있어야만 풀어갈 수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 국민과 소통하겠지만, 남북관계에서 누구보다 설득력을 갖고 계신 원로자문위원들께서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많은 역할을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또 "지금 우리에게 부여된 시대적 소임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라며 "국민 마음과 역량을 하나로 모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그 소임을 다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원로자문단을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문단에는 임동원·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 2000년과 2007년 등 앞선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들이 대거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좌장 역할을 맡아주신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님을 비롯해 한분 한분이 남북문제 전문가를 넘어서 남북회담에 직접 참여하는 등 남북관계 발전을 이끌어 오신 분들"이라며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한 준비에 여러분의 경륜과 지혜가 꼭 필요해서 원로자문단으로 모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뿐 아니라 그것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원로 여러분의 경륜과 지혜가 더욱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듣는 자리로 생각하고 있고, 가능하면 자문위원님들 모두가 고견을 들려주시길 기대한다"며 "의제든 전략이든 합의에 담을 내용이든 또는 규칙이든 뭐든지 강하게 말씀해주시면 경청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