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의 보험부채에 따른 추가 적립금 부담이 56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한 해 당기순이익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부담인 것으로 평가된다.
11일 NICE신용평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IFRS 17(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생명보험사 보험부채 적립 부담과 자본확충 능력 차별화에 따른 향후 신용위험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NICE신평은 향후 늘어날 보험부채 규모를 측정하기 위해 LAT(보험부채적정성평가제도) 결과를 활용했다. LAT는 각 보험사의 보험부채 시가평가 결과를 추산하고 그만큼 책임준비금을 쌓도록 하는 제도다. LAT 결과치가 IFRS17 기준 보험부채 시가평가에 가장 근접한 수치라는 시각에서다.
동시에 NICE신평은 국내 생보사의 보험부채 추가 적립금 부담(사실상 LAT 결손금)이 향후 금리 영향에 좌우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보험사 운용자산수익률도 개선돼 적립금을 많이 쌓지 않고서도 보험부채를 상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NICE신평은 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국내 생보사의 보험부채 추가 적립금 부담은 73조5695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3사의 부담이 56조430억원으로 전체의 76.18%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이는 대형 3사가 과거 저축성 보험을 대규모로 판매한 탓에 중소형사 대비 보험부채가 더 많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기준금리가 1.75% 혹은 2%로 상향 조정되더라도 대형 3사의 추가 적립금 부담은 40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측됐다. 기준금리가 3%까지 인상되는 극단적인 경우를 따져봐도 17조7706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대형 3사 각각의 당기순이익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부담이다.
다만 NICE신평 측은 향후 포트폴리오나 영업의 개선으로 보험사 추가 적립금 부담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강욱 NICE신평 수석연구원은 "과거 우리나라 경제 발전 과정에서 대형 3사가 저축성 보험을 대거 판매할 수밖에 없었기에 지금에 와서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며 "현재 보수적인 추산치는 56조원이나 금리 인상 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이보다는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