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머니백’은 단편 ‘흡혈귀가 있는 오후’, ‘silly ass’, ‘절반의 꿈’ 등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진출해 이름을 알린 허준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단편 영화를 통해 리드미컬한 호흡과 에너지 넘치는 연출력을 보여준 허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막다른 길에 몰린 7명의 남자의 추격전을 블랙 코미디로 풀어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물들의 관계성이다. 각기 다른 7명의 인물이 우연한 일로 얽히고설키며 서로를 쫓게 되는 과정이 촘촘하고 짜임새 있게 엮여있다. 각 인물이 어떤 일로 관계를 맺고, 어떻게 풀어가며 결과를 끌어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영화의 재미 중 하나다.
또한, 이 관계성이 돋보일 수 있는 것은 매력적인 7명의 캐릭터 덕분. 도박중독에 분노조절 장애를 겪고 있는 비리형사 최형사와 구시대적 발상을 가진 부패 정치인 문의원, 사채업자 백사장과 한물간 킬러, 실수투성이 양아치, 짠내 유발 택배기사와 취준생 민재는 여타 케이퍼 무비와는 달리 치명적 허점을 안고 있어 예측할 수 없는 상황과 웃음을 만든다.
아쉬운 점 역시 명확하다. 인상 깊고 강렬한 캐릭터와 장면들이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장면, 장면 산발적으로 웃음이 유발되지만, 결이 투박하고 날카로워 한데 모이지 못했다는 인상이다. 각 인물이 매 순간 제 몫을 다해내지만, 이 ‘히든카드’가 지나가고 나면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이 남는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흥미롭다. 배우 김무열과 박희순, 이경영, 전광렬, 임원희, 오정세, 김민교 등 충무로 대세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물들을 빈틈없이 빼곡하게 채웠다.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앙상블과 주고받는 호흡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머니백’을 볼 가치가 충분하다. 오는 12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01분, 관람등급은 15세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