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시진핑의 중국, 팍스차이나 시대 열릴까...'2035 황제의 길'

2018-04-11 07:54
  • 글자크기 설정

유상철 지음|메디치미디어

지난달 1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1차 전체회의에서 국가주석에 만장일치로 선출된 시진핑 주석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최근 통상, 군사 등 방면에서 미·중 양국간 강(强)대 강 대결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세계 1, 2대 경제체의 '스트롱'한 두 리더, 슈퍼 강대국 미국과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 중국의 지키고 되찾으려는 영향력 싸움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이 '세계의 리더'를 자처해 온 미국에 맞서고 있는 게 주목할만 하다.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초고속 성장으로 빠르게 시장 영향력과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개혁, 혁신에 박차를 가하며 단순히 큰 시장이 아닌 강력한 시장으로, 강력한 군대와 적극적 외교로 거대한 국가가 아닌 강력한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다. 시 주석은 '중국몽(中國夢,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걸고 막강한 리더십으로 중국을 이끌고 있다. '집단지도체제'라는 중국의 정치적 '룰'을 깨고 강력한 중국으로의 드라이브를 높이기 위한 더욱 강력한 권력기반도 확보했다. 시진핑 집권 2기는 주석 임기 3연임을 허용하고 '시진핑 사상'을 헌법에 삽입하며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시 황제 시대의 개막'으로 표현했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다.

지난달 새롭게 구성된 시진핑 집권 2기 진용도 '시자쥔(習家軍, 시진핑 친위세력)' 일색이다.

중국 '부패와의 전쟁'을 주도한 '시진핑의 오른팔'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서기는 국가부주석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시 주석이 야심차게 제시한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의 설계사인 왕후닝(王滬寧)도 최고지도부 7인 상무위원이자 중앙서기처 서기에 올랐다. 시 주석의 절친이자 경제책사로 알려진 류허(劉鶴)는 경제 부총리를 맡아 '시코노믹스(시진핑의 경제정책)' 추진을 위한 틀도 갖췄다. 

중국 관련 뉴스를 전하다 보면 정치·외교, 경제·사회 등 각종 분야의 정책 출시와 시행이 속전속결로 이뤄져 놀랍다. 효율성과 속도라는 측면에서는 공산당 조직이 월등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양회는 막강한 시진핑 정권의 등장으로 중국이 보다 효율적으로 더 빠르게 '중국몽'을 실현에 나설 것임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으로 주목된다.  

중국은 외부적으로는 대국·주변외교 병행 추진, 미국 보호주의에 맞서는 경제 세계화, 일대일로 추진 등으로 세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공급 측 개혁', '중국제조 2025' 등 산업 선진화, 혁신·창업을 통한 기술강국 도약, 금융시장 개혁·개방 등을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고 빈곤퇴치 등 민생개선으로 민심도 잡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그림자도 더욱 짙어졌다. 강력한 정권은 '불만'과 '의견'을 표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잘못된 길을 선택하더라도 이를 견제할 방법이 사라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반발도 커졌다.

내부적으로는 언론통제 등에 따른 내부적 반발이 일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패권경쟁을 의식해 중국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중국과 주변국간 영토·영유권 분쟁도 가열되고, 일대일로가 '경제적 속박'이라는 세계 각국의 불만도 높아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제재에 시달린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2035 황제의 길]


저자는 대만·홍콩·중국 등에서 성장하고 특파원으로 활약하며 중국의 변화를 목격했다. 그는 오늘날 중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아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아편전쟁 이전의 흥성했던 과거로 돌아가려는 중국을 이끄는 시 주석의 권력기반 구축 과정과 배경, 현재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소개했다. 

'시 황제'가 등장할 수 밖에 없었다는 관점도 흥미롭다. 독재를 견제하려던 덩샤오핑(鄧小平)의 집단지도체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부작용이 커졌고, 상왕 장쩌민(江澤民)에 가렸던 후진타오(胡錦濤)의 10년이 지금의 시 주석을 만들었다는 것.

저자는 시진핑 정권이 집권 1기 중국몽을 외친데 이어 2기엔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역설한 것도 주목했다. 중국이 이제는 세계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경고도 덧붙였다. 저자는 "천하를 통치해도 주위를 다스리기는 어렵다"며 '반부패'로 세운 권력이 주위 혹은 자신의 부패로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외부에서 나온 왕치산 부패설 등이 근거다. 또 중국이 역성 혁명의 역사를 갖고 있음도 강조했다. 중국의 변화와 그 속에 움튼 불확실성, 향후 5년 중국을 주시하며 살펴야만 하는 이유다. 

유상철 지음|284쪽|1만6000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