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ㆍ한국GM 구조조정 난항…산은 역할 '한계론'

2018-04-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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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기업들, 넘어야 할 산 아직도 많다

STX조선 노조, 노사확약서 제출했지만 산은 받아들일지 미지수

대우건설ㆍ금호타이어 등 매각 절차 꼬이고 경영정상화 멀어져

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에 대해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밝힌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정문으로 STX조선 관계자가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던 STX조선해양이 한숨 돌리게 됐지만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다른 기업들과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난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STX조선 노조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 회의를 거쳐 구조조정안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산은에 제출했다. 산업은행은 STX조선이 자구계획서와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면 세부내용과 이행 가능성 여부 등을 점검해 처리방침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사확약서에는 인력 감축 대신 노조 측이 주장한 무급휴직, 임금 삭감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정회계법인의 컨설팅 보고서보다 대폭 후퇴한 만큼 산은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산은이 부실기업에 대해 신규 출자를 단행하거나 대출금을 지분으로 돌린 뒤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GM을 비롯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한두개가 아니다. 산은은 한국GM에 대한 실사를 이달까지 마무리하고 GM본사와 지원방안에 대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GM이 본사에서 빌려온 차입금 27억 달러(약2조9000억원)와 산업은행이 5000억원을 투입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핵심자료 부분에서 GM본사와 아직 협조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소극적 행보를 보이던 GM 측이 실효성 있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고 실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란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로 매각 작업이 안갯속에 빠진 대우건설도 난제다. 산은은 2010년 말 대우건설을 3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재무 상황은 더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 11조7668억원, 영업이익 437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시장의 기대치보다 한참 밑도는 수치다. 산은은 대우건설에 대해 일정 기간 해외사업 부실 문제 해소 등 정상화 과정을 거친 뒤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KDB생명도 마찬가지다. KDB생명이 실질적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품을 벗어나 새 주인을 만나려면 회사의 덩치와 체력을 키워야 하지만 험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산은은 KDB생명에 대해 2년 이상 매각을 미루고 회사 정상화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더블스타에 극적으로 매각된 금호타이어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지만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블스타는 인수조건으로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더블스타는 5년이 지나거나 채권단이 보유 지분을 완전히 다 팔 때까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 기간 이후에는 무엇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단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선다고 해도 2대주주로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매번 매각 절차가 꼬이면서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 대한 '산업은행 한계론'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내놓는 물건마다 매번 '매력 없는 매물'로 낙인찍히며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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