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경영 상황이 부품 대급을 지급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달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최근 본사 부서 일반직 사원들과 간담회를 마련하며 회사 현황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간담회에서는 부품이 조달되지 않아 한국 공장 일부 라인 생산이 중단되면, 한국 생산 비중이 큰 트랙스 등을 중국에서 생산할 가능성까지 논의됐다. 당장 글로벌 시장에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한국GM은 이달에만 약 1조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지난 6일 지급하기로 했던 지난해 미지급 성과급 720억원(450만원×1만6000명)이 필요하고, 10일과 25일 각각 생산직과 일반직 직원들에게 1000억 규모의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
또한 희망퇴직을 신청한 2600여명에게 위로금 5000억원을 줘야 한다. 여기에 매달 협력사에 지급하는 3000억원 규모 자금도 필요하다.
차입금 만기도 줄줄이 이어진다. 3월말로 만기를 연장한 7000억원의 차입금과 함께 이달 초에도 차입금 9800억원에 대한 만기가 돌아왔다. 이는 대부분 2012년 이후 2016년까지 'GM 홀딩스 LLC' 등 GM 본사와 계열사로부터 한국GM이 빌린 돈이다.
이 같은 상황에 놓이자 한국GM 부도설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베리 앵글 GM 해외사업부 사장은 한국GM 노조와의 비공개 면담을 통해 "3월 말까지 노사 임단협이 잠정 합의에라도 이르지 못하면 정부나 산업은행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현재 상황에서 부도가 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노사 관계는 노조가 사장실을 점거할 만큼 악화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경영 실사도 속도가 더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GM이 자구안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꾀하는 대신 한국 사업 철수를 택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GM 실사와 관련해 산업은행에서는 가급적 이달말 결론을 내려고 하는 입장이다. 실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두고 한국GM에 자금 지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지원이 결정되면, 한국GM의 본사 차입금 27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출자전환하고, 산업은행이 5000억원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노사 임단협은 7차례 열렸으나 모두 결렬됐으며, 아직까지 임단협 재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