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 급락 속 '중국판 플라자 합의' 우려도

2018-04-0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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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환율, 2년8개월래 최저치

미중 무역마찰 본격화 이후 뚜렷한 위안화 강세 행보

美 달러 약세, 중국 안정적 경제성장 등 기인한것

일각선 므누신-류허 전화통화로 '제2 플라자합의' 추측도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자료=인민은행]


중국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가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중국이 무역마찰을 줄이기 위해 사실상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 아니냐며 '중국판 플라자 합의'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2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117위안 낮춘 6.2764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날 위안화 가치는 0.19% 올라 2015년 8월 11일 환율개혁(전날 종가 반영) 이후 약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며 기준환율이 다시 올라 6.28위안대를 회복했지만 최근 위안화는 뚜렷한 강세 행보를 보여온 게 사실이다. 올 1분기에만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은 약 3.7% 하락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08년 1분기 이래 최대 낙폭이다.

특히 미국이 지난달 23일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한 직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급락했다. 위안화 기준 환율은 지난달 26일부터 3거래일에 걸쳐 0.7% 하락해 순식간에 6.32위안대에서 6.27위안대까지 추락했다.

일각에서는 이는 미국이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인위적으로 일본 엔화 가치를 끌어올린 상황을 연상케 한다며 ‘중국판 플라자 합의’ 가능성을 내놓았다. 당시 엔화 가치는 3개월 새 20% 급등해 일본은 수출에 큰 타격을 받았고 ‘잃어버린 20년'이란 장기 경기침체를 겪었다. 지난달 24일 류허 중국 부총리와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정장관이 무역분쟁과 관련해 전화 통화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러한 추측은 더 확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위안화 강세는 과거 플라자 합의 후 엔화 강세와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위안화 강세 행보는 달러 약세,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기인한 것이라는 풀이다.

실제로 위안화 환율이 급락한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사이 달러화 지수는 1.5% 하락했다.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시장의 전망도 낙관적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9%로 7년 만에 반등한 데다가 올 1분기 경제성장률도 6.8%로 순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

왕징원 민생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는 달러 약세에 따른 필연적 반응”이라며 “지난달 26일 개시한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거래도 위안화 강세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강세 행보가 오래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즈룽 쑤닝금융연구원 거시경제중심 주임은 3일 중국증권보를 통해 “위안화 환율이 미·중 무역마찰의 영향도 받긴 하지만 더 주된 요인은 달러 환율 흐름과 중국 경제 펀더멘털”이라며 “중기적으로 위안화 환율이 안정 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왕유썬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외환연구원은 "중국 경제에 하방 압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위안화의 일방적 강세 행보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위안화가 향후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쌍방향 변동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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