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악화로 고배를 마신 화장품 업체들이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경영 쇄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랜 시간 업계에서 마케팅·영업·판매 등 실무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통해 실적반등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잇츠한불은 지난 2일 홍동석 전 페이스샵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홍 내정자는 2012년부터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의 가맹점영업부문 부문장을 거쳐 더페이스샵 대표이사까지 역임했었다. 잇츠한불은 2009년 브랜드숍으로는 최초로 달팽이 크림을 출시해 유명세를 떨쳤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발 사드 영향으로 잇츠한불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57억원, 451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33.7%, 50.4%나 감소했다. 잇츠한불은 연초 2020년 글로벌 코스메틱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내걸었다.
KT&G의 코스모코스는 지난달 양창수 전 토니모리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양 신임 대표는 아모레퍼시픽 마케팅부문 부사장, 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 코스메틱 경영본부장 등을 역임한 손꼽히는 마케팅 전문가다. KT&G는 2011년 600억원을 들여 옛 소망화장품인 코스모코스를 인수했으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모코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7% 감소한 76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이 199억원으로 전년도 보다 적자 폭이 3배나 증가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은 30년간 삼성물산에서 근무한 추교인 부사장을 해외영업 총괄 사장으로 선임했다.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다. 마스크팩 단일 품목으로 누적 판매량 10억장이란 기록을 달성한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달 색조브랜드 메이크힐을 공식 론칭했고 올해 상장 계획도 갖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많은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위기 관리의 중요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특히 업계에선 올해를 생사의 기로에 선 해로 삼고 제대로 위기 탈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