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2월 23일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100㎞가량 떨어진 허베이성 바오딩시 인근을 직접 시찰했다.
시진핑 체제의 최대 역사(役事)로 기록될 슝안(雄安)신구 건설 부지였다. 시 주석은 "베이징의 비(非)수도 기능을 옮겨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고른 발전을 도모할 역사적 공사"라고 강조했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슝안신구 건설이 시작된 지 1년이 된 지난 1일 슝안시민서비스센터 본동이 준공됐다. 8개 부속 건물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슝안신구관리위원회가 입주할 곳으로, 향후 전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할 사령탑 역할을 맡는다.
슝안신구는 허베이성 시골 마을에 녹색·스마트·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을 대변하는 키워드를 활용해 건설되는 최대 면적 2000㎢, 최대 인구 250만명 규모의 신도시다.
시 주석이 부지 선정 등 주요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어 '시진핑의 도시'로도 불린다.
시 주석은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자신의 연임 제한을 없애는 내용의 헌법수정안 통과를 주도했다.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당 총서기직 연임이 확정되기 전부터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등 원로들에게 개헌 계획을 설명하며 장기 집권 의지를 드러냈다.
슝안신구 조성은 2023년 이후 시 주석의 국가주석직 3연임을 위한 주요 포석 중 하나다. 시 주석의 머릿속에는 4년 후 도래할 20차 당대회까지의 로드맵이 구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시작된 시진핑 2기 체제의 초기 화두는 경제와 민생이다.
2년 후인 2020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를 달성한 뒤 이듬해인 2021년 전면적 샤오캉(小康·중산층) 사회 진입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경제적 성과로 3연임 혹은 종신 집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도모한 뒤 2022년 초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시진핑 리더십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한다.
같은 해 상반기 중 완료될 슝안신구 중심상업지구(CBD) 완공은 20차 당대회를 앞둔 전야제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다.
개발도상국 지도자에서 한 단계 올라서 글로벌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프로젝트를 완수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격상되는 것이다.
당대회에서 총서기직 3연임이 확정된다면, 이후 열릴 양회에서의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연임안 의결은 요식 행위에 불과할 수 있다.
중국 신경보는 "3년 후인 2020년 슝안신구는 대략의 윤곽이 드러나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즈음에 핵심 구역의 건설이 완료된다"며 "13년 뒤인 2030년이 되면 완벽한 녹색·스마트 도시로 경쟁력과 영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