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 박인비가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여줬다.
박인비는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와 4차 연장까지 갔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박인비는 개인 통산 여덟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과 스무 번째 LPGA 투어 우승에 도전한다. 2013년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컵을 높게 들었던 박인비는 5년 만에 두 번째 우승 기회를 잡았다.
‘골프 여제’답게 메이저 대회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 2번 홀(파5), 4번 홀(파4), 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3언더파를 기록한 박인비는 8번 홀(파3)에서 보기를 했지만, 13번 홀(파4)과 14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16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공동 5위까지 떨어졌지만 17번 홀(파3)에서 절묘한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펼쳐졌다. 박인비 바로 앞 조에서 플레이한 제니퍼 송(미국)이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5언더파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강인한 정신력을 갖고 있는 박인비는 1·2·3라운드에서 모두 파를 기록했던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린드베리까지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ANA 인스퍼레이션 사상 최초로 3명이 연장전을 펼치게 됐다.
세 선수는 18번홀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한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2011년 LPGA 투어에 진출한 재미교포 제니퍼 송은 연장 둘째 홀에서 버디 기회를 놓쳤고, 이어진 연장 셋째 홀에서 파에 그치며 가장 먼저 탈락했다. 조명탑이 켜진 가운데 진행된 연장 넷째 홀에서 박인비와 린드베리 모두 파를 기록했고, LPGA 경기위원은 선수들에게 경기 중단을 알렸다.
경기 후 박인비는 "18번홀이 내게 그렇게 유리한 홀이 아니기 때문에 18번홀이 끝났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마지막에 샷이 조금 흔들렸는데 내일은 새롭게 시작하면서 이런 부분을 다시 잡겠다. 올해 목표였던 메이저 우승 기회가 왔다.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라운드에서 탄성을 자아내는 샷이글을 선보인 박성현은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9위,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관왕을 기록한 이정은이 8언더파 280타로 공동 16위, ‘디펜딩 챔피언’ 유소연이 2언더파 286타로 공동 4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벌타 논란’ 끝에 연장전에서 유소연에게 패한 렉시 톰슨(미국)은 7언더파 281타를 쳐 공동 20위에 위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