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2016년 3월 ISA가 첫 등장할 때 마냥 좋은 평가만 받은 게 아닙니다. 전형적인 관치형 금융상품이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정부 주도로 마련된 금융상품은 시작은 창대했으나 말로는 초라한 경우가 많았죠.
정권이 바뀌면 자연스레 관심에서 멀어지고 은근슬쩍 자취를 감추는 관치 금융상품들도 있습니다. ISA에 대해서도 우려가 적지 않았습니다. 출시 초기부터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앞다퉈 고객 유치 경쟁을 펼쳤죠.
회사의 수익과 자존심을 위해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금융당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회사 입장에선 큰 부담이었죠. 고객 유치에 경쟁이 과열되다보니 깡통계좌도 속출했습니다.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고, 서민들의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쏟아졌습니다.
ISA를 반짝 히트상품으로 끝내진 않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수익률이겠죠. 다행히 나쁘지 않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낸 통계를 보면 2월 말 기준 운용 3개월이 넘은 25개 금융사의 203개 일임형ISA 모델포트폴리오(MP) 출시 이후 누적수익률은 평균 9.5%입니다.
전달에 비해선 2.3%포인트 낮아졌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조정을 받았던 점을 생각하면 나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업권별 평균 누적수익률은 증권이 10.9%로 은행(7.3%)보다 높았습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6.4%입니다. 시중 정기예금 금리 1.95%의 3배를 넘었습니다. 이런 성과가 꾸준히 유지될지는 더 지켜봐야겠지요. 그리고 금융· 주식시장이 언제 어떻게 출렁일지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3년차로 접어든 ISA가 관치상품 꼬리표를 떼고 서민들의 재테크상품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