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꿈의 암치료’ 중입자 치료기 도입…2022년 가동

2018-04-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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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이상 투입…도시바와 계약

치료 부작용 적고 암세포 사멸률 3배

세브란스병원이 중입자 치료기를 국내 최초로 들여온다. 중입자 치료기는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없애고 치료 기간이 짧아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장비다. 병원은 2022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하타자와 마모루 도시바 이사상무(왼쪽부터)와 윤도흠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이창규 DK메디칼솔루션 회장이 중입자 치료기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연세의료원 제공]


◆도시바서 중입자 치료기 도입

3일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의료원은 최근 일본 도시바와 중입자 치료기 도입 계약을 맺었다. 

중입자 치료기는 탄소 원자인 중입자를 빛의 70% 속도로 가속한 뒤 암 조직에 투사하는 장비다. 현재까지 나온 암 치료기 가운데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입자가 암 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 유전자(DNA)를 파괴하고 암 조직만 없앤다. 양성자보다 질량이 12배가량 무거워 암세포 사멸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기간도 짧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는 평균 30회 치료가 필요하지만 중입자는 12회 정도다. 치료 기간도 마찬가지다. 방사선 치료는 5~7주인 데 반해 중입자의 경우 초기 폐암은 1회, 간암은 2회면 된다.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에 치료가 끝난다.

의료원이 계약을 맺은 도시바는 중입자 치료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지닌 업체로 꼽힌다. 원형 형태의 초전도 자석 내부인 갠트리를 작고 가볍게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입자 설치에는 보통 축구장 1개 크기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도시바는 이를 3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

세브란스병원에 도입되는 중입자 치료실 조감도. 가속기실(싱크로트론)과 치료실 3곳으로 만들어진다. [자료=연세의료원 제공]


◆3000억원 이상 투입··· 2022년부터 가동

도시바 중입자 치료기는 서울 신촌에 있는 세브란스병원에 설치된다. 새로 지어지는 지하 5층 지상 7층, 연면적 약 3만5000㎡(약 1만평) 규모의 전용 건물에 세계 최초로 회전 갠트리 치료실 2곳과 고정식 치료실 1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치료실은 입자를 가속하는 싱크로트론과 치료 장비인 갠트리로 구성된다. 보통 갠트리는 환자가 눕는 공간(테이블)을 중입자 치료기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반면 세브란스병원이 들여오는, 360도 회전하는 회전식은 모든 각도에서 중입자를 쏠 수 있다. 따라서 환자 불편과 치료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치료 후 부작용도 적다.

건물 공사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연세의료원은 중입자 치료기를 최대한 빨리 들여올 수 있게 토목 공사를 하는 동안 설계를 완성해 건축 공사를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에는 3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다. 환자 치료는 2022년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의료원은 매년 1500명가량이 중입자 치료를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국내 암환자들이 일본이나 중국으로 중입자 원정치료를 가지 않게 한다는 사명감 차원에서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추진했다”면서 “국내 첫 암센터를 만든 데 이어 계속해서 암 치료 혁신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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