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2030 정책’에 이어 서울시가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아파트에 올해에만 약 3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주택 시장의 화두로 ‘에너지 절감’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는 ‘에너지 자립 마을’에서 온 250여명의 주민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아파트와 저층주거지 등 다양한 유형의 마을에서 에너지를 아낀 사례를 소개하고 공유했다.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태양의 도시, 서울’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오는 2022년까지 원전 1기 설비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로 태양광 발전소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에너지를 줄이는 아파트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시는 올해에만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하는 서울 내 아파트 6만6000가구에 예산 29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지원금 91억원보다 3배 늘린 금액이다.
이에 각 자치구에서도 태양광 발전소 보급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노원구는 자치구 최초로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이미 임대아파트에 미니 태양광 발전소를 무상으로 설치하고 있다.
이달에만 서대문구와 양천구는 각각 자치구 내 6곳과 7곳을 에너지 자립 마을로 선정했다. 이들 단지에선 한 가구 당 10만~15만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하면 태양광 260W급 미니 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강동구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 2단지를 ‘고층형 제로에너지 아파트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하고 건설사들의 입찰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중대형 건설사들이 입찰에 관심을 가지면서 공공부문의 ‘제로에너지 아파트’ 사업이 향후 민간 건설사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에너지 자립 마을인 성북구의 한 아파트는 에너지 절감 방안으로 아낀 관리비로 경비원 인건비 인상분을 보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시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에너지 소비 도시였던 서울이 에너지 절약의 도시로 바뀔 수 있었던 것은 에너지 자립 마을 덕분”이라며 “에너지 절감으로 발생한 수익을 아파트 경비원 고용 안정에 사용하는 모델을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