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중국을 고대 생물 연구 분야의 핵심 국가로 올려놨으며 끊임없는 육기어류(데본기 초에 출현한 경골어류의 한 부류)의 화석 연구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그의 창의적인 연구 성과는 세계 생물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다”
유네스코 파리 본부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시상식에서 유네스코는 장미만(張彌曼)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 및 고인류연구소 원사를 이렇게 소개했다고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华網) 등 다수의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장 원사는 중국 대표 여성과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60년 모스크바 대학 지질학과를 졸업한 후 현재 일하고 있는 중국과학원에 취직했다. 그는 고대 생물에 관심을 갖게 되며 1980년대 스웨덴 행 유학길에 올랐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온 후부터는 해외 유학 경험과 언어 능력 덕분에 생물학적 시야가 넓어져 국제 협력도 더욱 수월해졌다. 그는 “고대 생물에는 국경이 없어 국제적 협력과 교류가 빈번하다”며 “각종 문헌을 봐야 하는 경우도 다수 있고 심지어 19세기 문헌을 참고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2000년대에 그는 고대 생물 중 총기류(약 4억년 전 데본기에 나타났던 물고기의 조상)와 육기어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사지동물 진화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사지동물의 기원과 육기어류의 진화 등에 대한 논문 발표 및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세계적인 여성과학자 반열에 올라섰다.
이 같은 성과는 수십 년간 축적된 장 원사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는 중국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보다 젊었던 시절에는 30kg 가량의 무거운 배낭을 메고 전국 각지에 황량한 들판 등지를 오가며 화석을 찾아내는 등 연구에 매진했다”며 “40일이 넘도록 제대로 씻지 못한 적도 있었고 산을 헤매다 꼭대기 마을에서 겨우 잠을 청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쥐들이 얼굴에 올라와있던 적도 있었다”며 지난 날들을 회상했다.
장 원사는 82세의 나이에도 꾸준하게 고대 생물 연구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육기어류와 더불어 중국 남서부 칭짱(靑藏)고원 근처의 잉어과 어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나이가 많아지면 어떠한 연구를 해도 된다”며 “나중을 위해 시범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유네스코는 장 원사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를 오랜 시간 연구하고 발전시켜 고대 생물학 보급에 기여했다며 이것이 그를 더 높이 평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