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해빙 무드에도 불구, 방북신청에 대한 승인을 못받고 있는 개성공단 기업들이 또다시 기대감을 높이게 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깜짝 중국 방문을 통한 '비핵화' 발언으로,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8일 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난관으로 지목됐던 ‘유엔의 북핵 제재’도 달라질 가능성이 생겼다. 그동안 남북 대화 시 직접적인 ‘핵’ 관련 언급은 없었지만, 이번엔 북한 최고 통수권자가 직접 거론을 한 만큼 유엔에 어필하는게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김정은의 전격적인 방중으로 한반도 비핵화 분위기가 고조된 만큼, 향후 남북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가동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러한 추세라면 재개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의제에 민간교류 확대에 대한 부분이 포함될 경우,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과도 같은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최우선적으로 거론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이에 남북, 북·미 회담 결과에 따라 올해 중 결판이 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런 기류가 지속된다면 남북 경협의 난관인 유엔 결의안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대화가 잘 풀릴 경우, 경협도 제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게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를 설득하면 된다는 분위기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큰 기대감 속에서도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남북 해빙무드로 분위기가 전환됐지만 아직 실질적으로 이렇다 할 방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갑작스런 태도변화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총 5차례나 방북을 요청했지만 모두 유보됐다. 남북 분위기가 최고 절정을 이뤘던 평창동계올림픽 직후인 2월26일 방북 신청에서도 “북측의 반응이 없다”는 답변으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서진 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는 “최근 방북신청이 유보(3월15일)됐던 당시 상황처럼 4월 정상회담을 기대한다는 입장은 여전하다”며 “다만 지금 상황에서 섣불리 방북 신청 등을 재차 요구하기보다는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의제로 다뤄지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상무는 “그 전이라도 남북관계에서 실질적인 급진적 변화가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정부에 우리의 입장을 표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곳 가운데 현재 휴업 중인 곳은 10여곳에 이르고, 국외에 대체 생산시설을 마련한 곳은 30여곳, 국내에서 기존 공장을 증설하거나 대체 생산시설을 확보한 업체는 80여곳이다. 이들 기업의 피해 확인액은 7779억원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실제 피해액을 1조5404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