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A씨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2차 피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방송 촬영이 통제된 채 진행됐다.
그는 “제 존재를 밝힘으로써 제 미투가 가짜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었다”며 “정 전 의원의 정치인생을 망쳤다고 많은 비난을 받았다. 입술을 스친, 피해자가 당한 행위보다 그 나쁜 의도가 무엇인지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어 정 전 의원을 만났다고 밝힌 지난 2011년 12월 23일의 기록을 찾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은 사건이 발생했던 시간에 관한 부분”이라면서 “정 전 의원은 렉싱턴 호텔에 만나러 올 시간이 없었다는 취지로 알리바이를 주장하면서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간을 더듬기 위해 그날 기록을 찾던 중 앱을 통해 하나의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A씨는 앞서 성추행을 당한 장소를 ‘창문이 없고 하얀 테이블이 있으며 옷걸이가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라고 묘사했다.
A씨는 이번 증거를 기존 증거들과 함께 수사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다. A씨가 당시 상황을 털어놨던 지인들 역시 사건 관련 진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 전 의원은 이전에 성범죄는 뇌물죄와 비슷해 피해자의 일방적인 진술이 가장 유효하다고 주장했었는데 나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갖고 있다는 780장의 사진을 모두 공개했으면 좋겠다. 시간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가 나온 이상 모든 사진을 공개해 의문점을 빨리 해소하는 게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사건 이후에도 정 전 의원으로부터 연락이 왔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정 전 의원이 구속 수감된 이후에는 연락이 없다가 다시 나온 다음에 안부를 묻는 연락이 몇 번 더 왔다”며 “지인과 같이 보자고 해서 만날까도 했지만 알고 보니 단둘이 만나는 자리인 것 같아 나가지 않았고 이후 모든 연락을 차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