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흑백유튜버③] "구독자와 댓글로 의정활동 피드백…이 자체가 정치"

2024-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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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의원 인터뷰…"유튜브로 지지자 모아 최고위원 당선"

2022년 최고위원 당선 순위, 유튜브 구독자 수와 거의 비례

"쇼츠가 밥 같이 먹은 효과"…라이브 보고 의원 찾는 주민도

최근 정치권에서는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의정 활동의 하나로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방법을 이용한 '자기 PR(Public Relations)' 효과를 통해 개인 지지자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과 총선, 전당대회를 거치며 여의도 정가에서는 "유튜브 활용을 잘할수록 다음 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 '노하우'로까지 통하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8월 18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되는 데 유튜브가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21만3000명이다. 그는 최고위원 경선 기간 유명 노래를 개사하거나 중요 연설 장면을 편집해 '쇼츠(shorts)'로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병주 의원은 "유튜브를 통해 전국에 있는 당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을 홍보할 수 있었다"며 "유튜브 방송을 하다 보면 팬들이 생기는데, 그 팬들이 전당대회 현장에서 함께 열성적으로 지지를 호소해 줘서 당선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8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8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특히 김 의원은 유튜브 구독자와 전당대회 성적이 거의 비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2년 8월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 최고위원 당선 순위를 보면 유튜브 구독자 순위와 무관치 않다. 당시 득표율 1위였던 정청래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 중 유튜브 구독자 수가 가장 많았다. 고민정 의원과 박찬대 의원 역시 유튜브 구독자 순위대로 각각 득표율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여러 변수가 생겨 순위가 조금 달라졌지만, 첫째 주 득표율은 구독자 수에 비례한 결과가 나왔다"며 "당시 구독자가 약 40만이었던 정봉주 후보가 득표율 1위를 했고, 구독자가 약 20만명인 내가 2위를 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사례는 정치인들이 뉴미디어 활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은 국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는데 유튜브는 그 점에서 아주 유용하다. 유튜브는 정치의 '신무기'라고 생각한다"며 "유튜브 활용을 잘할수록 소통을 잘하는 정치인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나중에 공천 심사 등에 뉴미디어 점수를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당에 제의했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자신의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 사진의원 유튜브 채널 캡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자신의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 [사진=의원 유튜브 채널 캡처]

구독자 수가 의원 개인에 대한 지지와 호감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유튜브 채널에 달린 구독자들의 고민, 의정 활동 방향에 대한 평가가 곧 유권자의 피드백이 되고, 그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의정 활동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수정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초선 의원으로서 유튜브 채널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경종 의원실은 유튜브가 '직접 만나서 밥 한 끼 같이 먹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모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한 비서관은 "이전에는 면대면으로 만나 밥을 먹으면서 '저 의원 이렇다더라'라고 전해지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유튜브로 국정감사 영상을 보고 '저 의원 질의 잘하더라'라며 의원에 대해 알아가는 문화"라고 설명했다.

유튜브를 통한 소통은 정치인과 구독자 모두에게 효능감을 주기도 한다. 같은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비서관은 "의원이 지역구 인사를 갈 때마다 유튜브 라이브를 켜는데, 반응이 정말 좋다"면서 "지역 주민들이 라이브를 보고 장소를 알아내 인사를 하러 찾아오기도 한다. 덕분에 구독자 중 30%는 지역구민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에서 두 번째로 많은 유튜브 구독자(20만8000명)를 보유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실도 같은 의견을 냈다. 안 의원실 홍보 담당 비서관은 "정치인을 향한 대중들의 비판 중 '국회의원은 왜 일을 안 하는가'가 있다"면서 "그런 비판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유튜브를 통해 의정 활동을 알리는 의미도 있다. 의원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대중들은 의원들이 일하는 걸 아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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