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자율형사립고인 휘문고 학교법인에 대한 감사 결과, 이 학교법인 명예이사장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법인사무국장 등과 공모해 학교발전 명목의 기탁금을 받는 방법으로 38억2500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의혹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학교법인은 학교체육관과 운동장을 A교회에 빌려주고 사용료를 징수하고 있다. 그러나 명예이사장은 A교회에 사용료 외 학교발전 후원금 명목의 기탁금을 요구한 뒤, 법인사무국장에게 학교법인 또는 학교명의의 계좌 개설을 지시해 총 6회에 걸쳐 기탁금을 받았다.
A교회로부터 받은 기탁금은 학교법인회계와 학교회계로 편입시키지 않고 현금과 수표로 전액 인출한 뒤 명예이사장에게 전달됐다. 기탁금을 받기 위해 다섯 번에 걸쳐 신규개설 된 계좌는 금액 인출 후 해지해 비위 사실을 은폐하고자 했다.
또한 명예이사장의 아들인 현 이사장은 단란주점 등에서 학교법인 카드로 900여만 원을 사용하고, 설립자와 전 이사장의 묘소보수비, 성묘비용 등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 총 3400만 원을 학교법인회계에서 지출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비위행위 관련자의 △중징계 및 경징계 처분(법인사무국장·W고등학교장·직원 1명) △수사의뢰(명예이사장·이사장, 이사 1명·법인사무국장 등) △임원취임승인취소(이사장·이사 1명·감사 2명)를 요구할 계획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휘문고의 비리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사학비리는 적당히 타협할 수 없는 척결의 대상으로 청렴한 서울교육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