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발의 헌법개정안이 26일 발의될 예정인 가운데, 서병수 부산시장이 정부 조정안에 대해 "내용이 없으며, 지방분권 의지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헌법자문특위를 구성하고 한달도 안되는 기간에 졸속으로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야 4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발의 헌법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이번 정부 개정안은 사회주의적이고 이념적 편향성이 강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어 갈등과 혼돈으로 가득 찬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이는 듯 하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서 서 시장은 "그동안 대한민국을 지탱해 온 자유민주적 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며, 경제민주화, 토지공개념, 노사대등 결정의 원칙, 동일가치노동, 동일수준임금 등 법률 규정으로도 충분한 사항을 모두 헌법에 담아 국가가 규제하겠다는 국가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서 시장은 정부발의 헌법 개정안 중 경제, 토지공개념, 노사대등 결정의 원칙, 등 각 조정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따졌다.
우선, 서 시장은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에 관해, 여러 여건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함에도, 이를 의무로 규정해 시장경제의 근간을 해치고 사회주의 경제를 지향한다는 의혹을 야기해 불필요한 갈등을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또 토지공개념은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한 뒤, 개발 제한구역, 농지 소유, 매매 제한 등을 통해 토지 투기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지공개념의 도입은 이미 위헌,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내려진 택지 소유 상한제와 토지 초과 이득세 재도입 등을 통한 보유세 강화로 사유 재산권 침해 논란을 더욱 더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시장은 "지방분권과 관련해서 정부에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감출 수가 없다. 대통령께서 몇 번에 걸쳐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실현을 약속했음에도 중앙 우월적인 논리로 알맹이 없는 지방분권 개헌안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서 시장은 "30년 만에 어렵게 찾아온 헌법개정의 기회가 '밀어 붙이기식 관제 개헌'으로 또 한번 상실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개헌 성사를 위해 국회가 합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숙의 시간을 준 뒤, 국회 주도로 개헌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것만이 개헌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해법이며,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열망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