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펀드시장을 이끌었던 베트남 펀드와 중국 펀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증시 조정에도 베트남 펀드는 고공행진을 이어간 반면, 중국 펀드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18일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연초 이후(15일 기준)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베트남 펀드(12.97%)가 중국 펀드(5.82%)를 두 배 이상 앞섰다.
베트남 펀드의 강세는 우호적인 거시경제 지표, 기업 실적, 미·중 통상전쟁의 반사이익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지난해 6.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도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시가총액 1위 비나밀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시장전망치를 18% 상회했다. 20년 전 고도 성장기에 시동을 건 중국과 판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트남 호치민 증시는 지난해 664.87에서 984.24로 약 48% 올랐다. 올해 상승률도 지난 15일까지 16%에 육박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중국을 견제하면서 베트남이 글로벌 경기 개선의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했다.
이에 비해 중국 상하이 증시는 지난해 3103.64에서 3307.17로 7%가량 뛰었지만 올해 들어 뒷걸음질치고 있다.
양 국가의 주가 희비는 펀드 설정액 증감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연초 이후 베트남 펀드로 유입된 돈은 4373억원이다. 이 기간 중국 펀드에서는 1886억원이 빠져나갔다.
베트남 펀드에서 최고, 최저 수익률 펀드는 각각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 14.11%, 'KB베트남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6.57%로 집계됐다. 중국 펀드에서는 '한화아리랑합성-홍콩H지수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16.29%, '삼성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1.36%였다.
물론 베트남 펀드도 마냥 오르기는 어렵다. 호치민 지수는 2007년 고점(1137)에 근접해가고 있다. 이대원 한국투신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변동성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중국 펀드를 저가매수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오는 5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에 중국 A주가 편입하면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