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경질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학 스캔들' 연루 의혹 등 정치·외교적 이슈가 잇따라 부상하면서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그간 주식시장의 악재로 작용했던 북한 리스크는 다소 해소됐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심화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세를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 대비 190.81포인트(0.87%) 내린 2만1777.29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연속 상승하던 코스피도 닷새 만에 주춤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미국발 관세 폭탄 이슈를 소화한 상태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당분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1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날 대비 171.58포인트(0.68%) 떨어진 2만5007.0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7.71포인트(0.64%) 하락한 2765.3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7.31포인트(1.02%) 내린 7511.01을 기록했다고 CNBC 등 외신이 전했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통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전날보다 3.61% 높은 16.3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집중되면서 금값은 상승했다. 1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6.30달러(0.5%) 높은 1327.10달러에 마감했다. 14일 오후 2시(한국시간) 현재 온스당 1329.43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국 국채 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13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직전 거래일 대비 0.0234%p 내린 2.8447%에 마감했다.
일본 정치권의 사학 스캔들 파장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일본 재무성이 오사카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과 관련, 문서 조작을 사실상 시인하면서 아베 총리 등 주요 관료들에 대한 사퇴 압력과 비난 여론이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이번 사학 스캔들로 인해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