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정치권으로 확산된 미투를 계기로 대여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12일 여야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연일 미투 폭로로 여권 인사가 줄줄이 이탈하면서 원내 1당 탈환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가까워지고 있다.
당초 자유한국당은 상대적으로 인재영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과 인물 싸움에서는 고전이 예상됐다.
여당에는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할 예정이었던 민병두 의원 등 쟁쟁한 정치인들이 대거 포진돼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안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주장 의혹, 민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봇물 터지듯 제기되면서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 승리는 물론 원내 1당 탈환 가능성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 민 의원의 사퇴를 만류하자 여당을 향해 비판을 날을 세우는 한편 민 의원의 소신을 칭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 의원의 사퇴의지를 언급하며 “(민병두 의원이)본인의 소신에 의해서 한 것이면 받아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사퇴를 다시 철회하라는 식의 쇼를 한다면 이 국가를 경영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며 정부와 여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민 의원 성추행 의확과 관련해 이전 대응들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이 사퇴만류 등 엄정한 대처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강경태세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도 했다.
제 1당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여당 지도부를 향해 “제1당 사수를 위한 수작이라 더 한심하다”며 “안희정 지사 때는 본인이 입도 뻥끗하기 전에 칼을 휘둘러 목을 치더니, 이번엔 스스로 물러나겠다 해도 치사한 이유로 만류에 앞선다”고 비판했다.
이날 6·13 지방선거에서 재·보궐선거 지역은 서울 송파을, 서울 노원병, 광주 서구갑 등 6곳이었으나 민 의원의 사퇴로 서울 동대문을이 추가되면서 총 7곳으로 늘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원내 제 1당을 탈환하지 못하고 재·보궐 선거에서 추가 의석만 확보해도 향후 국정운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투로 따가운 눈초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심판론을 등에 업고 향후 국정운영의 방향키를 쥘 수 있는 동시에 좁혀진 의석차로 대여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