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웹닷컴투어 상금랭킹 1위로 PGA투어 진출하고 싶다”

2018-03-0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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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와 아버지 임지택씨. 사진=KPGA 제공]

임성재(CJ대한통운)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임성재는 지난해 12월 PGA투어의 2부 투어 격인 웹닷컴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2위로 통과하며 올 시즌 웹닷컴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한 달 후인 2018년 1월 그는 데뷔전이자 웹닷컴투어 개막전인 ‘바하마 그레이트 엑수마 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두 번째 대회인 ‘바하마 그레이트 아바코 클래식’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웹닷컴투어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임성재는 다음 시즌 PGA투어 진출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웹닷컴투어는 시즌 종료 후 상금순위 상위 25명에게 PGA투어 직행 카드를 부여한다.

임성재는 “사실 데뷔전에서 우승을 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 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웃음만 나왔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개막전 목표는 웹닷컴투어의 첫 출전이었던 만큼 예선 통과였다. 대회 초반 날씨의 변덕이 심해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3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쳤다. 그 순간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우승을 목표로 최종라운드에 임했다. 심리적으로 쫓길까봐 18번홀까지 스코어보드도 일부러 보지 않았다. 마지막 퍼트를 마치고 스코어보드를 보니 4타 차 우승이었다. 꿈 같은 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2015년 KPGA 코리안투어 QT와 일본투어(JGTO) 큐스쿨을 단 한 번에 통과하며 2016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투어 데뷔를 한 임성재는 2년 간 양국 투어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지난해 말 웹닷컴투어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데뷔 첫 해라 한국 선수를 제외하고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외국 선수는 물론 대회 관계자 그리고 경기위원들까지 다 초면이라 서먹서먹했다. 하지만 우승을 한 뒤에는 달라졌다. 그들이 먼저 ‘성재!’, ‘성재!’ 부르면서 아는 체를 한다.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한다. 지금은 서로 장난도 칠 정도로 많이 친해졌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웹닷컴투어는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만큼 날씨와 코스는 물론 여러 방면에서 적응하기 힘든 투어다. 미국과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지역을 오가면서 열리기 때문에 장거리를 이동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숙소와 음식 등 환경적인 어려움을 많다.

임성재는 “의사소통 문제를 빼고는 어려움이 없다. 선수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기에는 아직 영어 실력이 부족해 요즘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어디를 가든 적응을 잘하는 성격이다. 음식도 가리지 않는다. 열악한 부분이 있지만 부모님과 동행하고 있어 심리적으로 편하다”라며 끄떡없는 모습을 보였다.

임성재가 웹닷컴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데에는 부모님의 힘이 크다. 그의 부모님은 버바 왓슨(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등 웹닷컴투어를 거쳤던 실력파 선수들이 웹닷컴투어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임성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이에 임성재는 “그 선수들의 투어 성적뿐만 아니라 웹닷컴투어에서 뛰었을 당시 연습 방식과 루틴, 식생활, 행동 습관 등 여러 방면을 알아 보신 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정리해 주신다. 기본적인 생활에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 투어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큰 힘이 되고 있다”라고 부모님께 감사를 표했다.

임성재는 부모님 외에도 동료 선수들 그리고 메인 스폰서 등 주위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동환이 형, (이)경훈이 형이 옆에서 항상 챙겨준다. 대회 전 연습라운드도 같이하고 코스에 대한 조언을 비롯해 많은 것을 도와준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기도 하고 대회장 근처 맛집도 추천해준다. 우승 당시에도 형들은 경기를 먼저 마쳤지만 끝까지 기다려주면서 축하 세리머니를 함께 해줬다. 감동적이었다. 또한 메인 스폰서(CJ대한통운)의 든든한 지원으로 안정적인 투어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웹닷컴투어는 지난 달 ‘클럽 콜롬비아 챔피언십’ 대회 종료 후 약 3주간 휴식기를 맞았다. 임성재도 잠깐의 짬을 내 국내로 돌아와 한동안 고향인 제주도에 머물렀다.

설 당일을 제외하고 오라CC(제주도 제주시 소재)에서 훈련에 매진했던 임성재는 “시즌 초부터 좋았던 샷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린 주변의 플레이에서 가끔 큰 실수가 나와 쇼트게임 위주의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경기들을 복기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라고 국내에서의 근황을 밝혔다.

방심은 임성재와 거리가 멀다. 그는 “다음 시즌 PGA투어 카드 획득이 가까워 졌다는 소리를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 자주 듣는다. 하지만 아직 100% 결정된 것은 없다. 자만하지 않고 올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웹닷컴투어 상금랭킹 1위 자격으로 PGA투어에 진출하고 싶다”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후 그의 목표는 PGA투어에 안착하는 것이다. 그 다음 한국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의 챔피언 자켓을 입는 것이고 ‘한국프로골프의 맏형’ 최경주(SK 텔레콤)의 PGA투어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8승)을 넘는 것이다. 세계 랭킹 10위 이내에 진입하는 것도 임성재가 그리는 미래다.

임성재는 8일부터 11일까지 자신의 다섯 번째 웹닷컴투어 경기 ‘엘 보스코 멕시코 챔피언십 바이 이노바’에 출전해 시즌 두 번째 우승과 함께 상금랭킹 1위 굳히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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