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에 위치한 '해운대 엘시티(LCT)' 공사현장. [연합뉴스]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까지 올랐던 '해운대 엘시티(LCT) 더샵'이 시세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망권 등에 따라 '무피(분양권에 웃돈이 붙지 않은 것)' 매물도 여전히 거래되는 상황이다.
12일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해운대 엘시티 사업의 공정률은 약 40% 수준이다. 85층 아파트로 조성되는 주거타워(A·B)와 레지던스 호텔, 전망대가 들어서는 101층 랜드마크타워 등 총 3개 동 가운데 랜드마크타워는 이미 높이가 90층 이상 올라간 상태다.
포스코건설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엘시티 사업 관련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상황으로, 예정대로 2019년 11월 준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엘시티 더샵은 2015년 10월 전용면적 3.3㎡당 평균 분양가 2730만원으로 공급됐다. 펜트하우스가 68억원에 달하는 등 고가 아파트 논란 속에서도 평균 17.2대 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로 완판되면서 초기 웃돈이 4000만~1억원까지 붙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계약자들이 급매물을 쏟아내며 시세가 추락했다.
지난해 11월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 회장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는 등 엘시티 관련 비리 단죄작업은 일단락됐으나, 여전히 현장에는 무피 매물이 거래되는 등 직격탄의 여파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사업부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검찰 수사 시작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분위기가 다소 안정되긴 했다. 문의도 이전보다는 조금 늘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까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는 않고 급매물에 따른 무피 매물도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분양 이후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16년 초 월 20~30건씩 거래되던 엘시티 더샵 분양권은 그해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월 5~6건으로 거래가 급감했다. 다만, 1심 이후인 지난해 말에는 월 10여건까지 거래량을 회복했다.
거래가 줄면서 분양 직후 17억~18억원 정도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144㎡(60층대 기준)는 2016년 말 15억~16억원까지 매매가격이 떨어졌다가, 최근 거래가 다소 늘면서 조망권이 우수한 가구를 중심으로 18억원선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산 부동산시장의 상승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엘시티 더샵 준공 시점에는 매매가격이 전고점을 회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의 지가 상승률이 9.05%를 기록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해운대 금호어울림’과 ‘해운대 SK뷰’ 등 엘시티 더샵 주변 아파트 시세도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지하철 2호선 해운대역 인근 B공인중개업소 직원은 “검찰 수사가 예상보다 확대되지 않으면서 계약자 등은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라며 “당분간은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준공이 다가올수록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