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재 핀테크 기업에 몰린다

2018-02-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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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분위기ㆍ회사성장에 매료

카카오ㆍ네이버 출신도 대거 이직

핀테크가 금융권의 일자리 트렌드를 서서히 바꾸고 있다. 최고 직장으로 통하는 금융당국·은행·보험사를 떠나 핀테크 기업으로 가기 위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인재들이 핀테크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가상화폐 업권이 가장 두드러진다.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빗썸, 업비트 등 주요 거래소에 이력서를 보내는 고급 인력들이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이석우 전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를, 빗썸은 전수용 전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또 빗썸은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조사국, 자산운용검사국, 감사실 등에서 근무한 이상준 자본시장조사1국 팀장을 영입해 금융전략기획실을 맡겼다.

P2P(개인 간 대출)금융업권도 마찬가지다. 눈에 띄는 곳은 어니스트펀드이다. 어니스트펀드는 전체 인력 45명 중 15명(33%)이 카카오, 네이버 등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IT기업 출신이다. 대기업에 종사했던 부동산 전문가들도 많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몸담았던 원태영 실장을 비롯해 삼성생명 부동산금융부에서 커리어를 쌓은 이혜랑 매니저가 대표적이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펀딩에는 엔씨소프트에서 근무했던 김유호 AI연구소 연구소장, IBK기업은행 문화 콘텐츠 금융부에서 5년간 금융투자 경력을 쌓은 윤성욱 와디즈 투자사업써클 CBO 등 여러 금융대기업 종사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이 이직을 결심한 이유는 엇비슷하다. 회사의 비전과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에 매료돼서다. 스타트업 기업답게 의욕적이면서 편안한 업무 분위기,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좋다는 것이다.

핀테크는 2~3년 전만해도 ‘괴짜’들이 뛰어들었던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기업’으로 불리는 곳들이 많다. 비전 또한 무궁무진하다. P2P금융 시장은 눈 깜짝할새 수조 원 시장으로 성장했다.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으로 통한다. 실제로 업비트는 채용 공지에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내부의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에 이끌린 이들도 많다. 어니스트펀드는 사내에서는 서로 별명으로 부른다. 서상훈 대표는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로 통한다. 출근복장도 각자 알아서다. 청바지를 입든 흰 양복을 입든 개인의 취향이다.

핀테크 기업도 대기업 출신 직원들 덕에 평판이 올라가는 효과를 톡톡히 본다. 어니스트펀드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기업에서 한 분야에 오래 있던 직원이 오면 전문성이 강화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누적대출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 "2~3년전만 해도 ‘핀테크’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다“며 ”대기업 직원이 가상화폐나 P2P 회사로 옮기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핀테크 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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