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부부, 바로 뒷 자리 앉은 김영남·김여정과 반갑게 악수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남북 단일팀 입장에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뒤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왼쪽),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에 앞서 열린 사전 리셉션에서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후 5시30분께부터 평창 블리스힐스테크에서 영접행사를 갖고 각국 정상급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참석자들과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하고 가벼운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 내외는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도 처음 만나 악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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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임위원장은 김정숙 여사와도 악수를 했고, 이 과정에서 김 여사는 간단히 자기소개를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이 악수 후 이동하려 하자 팔을 잡으며 기념촬영을 유도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행사장에 늦게 도착해 영접행사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 11분께 본행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리셉션장에 입장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환영사를 마치고 별도 장소로 이동해 이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펜스 부통령은 기념촬영 이후 리셉션장으로 입장해 헤드테이블에 앉은 일부 정상급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뒤 만찬에 참석하지 않고 중간에 퇴장했다.

관심을 모았던 북한 대표단장인 김 상임위원장과의 악수 등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없었다. 

이날 문 대통령 내외는 김 제1부부장과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첫 대면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이날 사전 리셉션에 참석하지 않았다. 

먼저 귀빈석에 앉아있던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을 보자 웃으며 일어나 인사를 나눴다. 이어 문 대통령 내외는 귀빈석 첫째 줄에, 북한 대표단은 두 번째 줄에 나란히 앉아 개막식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각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마다 박수를 보내거나 손을 흔들었다. 이어 마지막 순서로 남북 선수들이 공동입장하자 문 대통령 내외는 뒤로 돌아 김 제1부부장 등 북한 대표단과 다시 악수를 나누며 웃어 보였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45분께 김여정 제1부부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전용기는 흰색 바탕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글자가 인공기와 함께 새겨져 있었다.

이내 전용기 문으로 직접 연결되는 브리지(이동형 연결 통로)를 통해 북 대표단이 모습을 드러내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천해성 차관,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2차장 등 우리 정부 관계자들이 이들을 맞이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소매와 칼라에 모피로 포인트를 준 검정 코트에 클러치백 크기의 가방을 어깨에 걸고 있었다.

조 장관이 북한 대표단에게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하자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북 대표단은 조 장관의 안내로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짧은 환담 시간을 가졌다. 이 환담 자리에서 대표단 단장인 김 상임위원장은 김 제1부부장을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은 서로 조 장관 맞은편 가운데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으로 권했다. 한두차례 사양을 주고받은 끝에 서열대로 김영남 위원장이 가운데 앉았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 오른쪽 자리에 앉았다.

북 대표단은 환담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역으로 이동해 평창행 KTX 열차에 탑승했다. 이날 북한 대표단이 움직이는 동선마다 무표정한 북측 경호요원들이 삼엄한 경계태세를 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