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불안불안하다면 랩어카운트로 돈을 굴릴 수도 있다. 전문가가 긴 안목으로 투자처를 엄선하고, 자산별로 얼마나 담을지 꼼꼼하게 나눠준다.
8일 하나금융투자 권창진 랩운용실장을 만나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 맞춰 어떻게 투자전략을 바로잡아야 할지 들어봤다. 랩어카운트로 이름을 날리는 증권사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하나금융투자다. 전신인 대한투자신탁 때부터 꾸준히 자산관리 노하우를 쌓아왔다.
물론 4차 산업혁명 관련주는 일찌감치 뛰기 시작해 고평가 부담도 존재한다. 권창진 실장은 "그래도 미래를 본다면 성장산업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긴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지면서 달러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이런 때에는 랩이 펀드보다 수익을 내기 유리하다"고 전했다. 펀드는 대개 환헤지를 하지만, 랩은 그렇지 않아 환율 변동기에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하나금융투자가 권하는 '중국1등주랩'과 '글로벌4차산업1등주랩' 수익률은 2017년에만 각기 50%와 40%를 기록했다. 이런 실적에는 리서치센터 역할이 컸다. 리서치센터가 큰 전략을 짜고 종목을 선별하면 랩운용실은 돈을 굴리는 협업체계를 가지고 있다.
랩은 펀드보다 투자자 요구를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다. '특정 기업은 빼라'거나 '수수료를 다르게 적용해달라', '목표수익률을 거두면 운용을 멈추라'는 식으로 요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식형펀드라면 주식을 60% 넘게 담아야 하지만 랩은 이런 제약도 없다. 투자자가 원하면 채권이나 주식 가운데 하나에만 투자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안 좋을 때에는 달러와 금, 채권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탄력적으로 늘린다. 여기에 해당하는 간판상품은 '하나명사수랩'이다. 권창진 실장은 "최근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줄이는 대신 달러 관련 상품을 (자산 대비) 20%가량 매수했다"고 말했다.
손절매 원칙은 엄격하게 지킨다. 권창진 실장은 "손실이 5%에 이르면 우리가 틀렸다고 판단하고 기계적으로 매도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주식랩 7000억원, 채권랩 8조원가량을 굴리고 있다. 주식랩은 개인, 채권랩은 법인 비중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