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예술단 선발대 23명이 서울과 강릉에서 열릴 공연 준비를 위해 5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했다.
김순호 관현악단 행정부단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예술단 선발대는 이날 오전 11시 28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수속을 밟고 오후 1시 17분께 입경했다.
선발대를 태운 버스는 숙소인 인제 스피디움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숙소에서 짐을 푼 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에 공연할 강릉아트센터를 찾아 무대설치 등 공연에 필요한 준비를 진행할 예정이다.
남측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북측 예술단 공연은 지난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가 끝이다. 북한 예술단 공연이 16년만에 열리는만큼 공연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입경 게이트 통과 직후 실무책임자인 김 단장에게 취재진이 공연 내용과 관련한 질문을 문자 "공연을 보면 알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첫 남한 공연 소감에 대해서는 "공연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공연에 우리측 노래가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북측이 통보했던 것과 관련해 어떤 노래를 준비했느냐고 묻자 "공연을 보면 알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 행정부단장과 안 감독은 지난달 15일 남북 예술단 실무접촉에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과 함께 대표로 나왔던 인물로, 지난달 21∼22일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때도 동행했다.
이들은 악기는 물론 음향·조명 설비 등 공연에 필요한 장비를 가지고 와 남측이 미리 준비한 5t 분량 탑차 3대에 옮겨실었다. 탑차 3대는 모두 파손되기 쉬운 화물을 싣는 데 이용되는 무진동 차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선발대가 방남한 다음날인 6일에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포함한 예술단 본진이 만경봉 92호를 이용해 남측으로 올 전망이다. 북측은 4일 우리 측에 통지문을 보내 만경봉 92호를 예술단의 숙식 장소로 이용한다고 전했다.
북측 선박인 만경봉호가 우리 해역에 운·입항을 하는 것은 우리 측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우리 정부는 5일 "제재에 저촉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만경봉호 논란과 관련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5·24조치에 예외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5.24조치에 따르면 우리 해역에서의 북한 선박 운·입항은 금지돼 있다.
그는 "과거 2013년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국익 차원에서 5.24조치의 예외사업으로 인정한 바 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국제사회 제재 위반과 관련, 백 대변인은 "유엔 결의 및 미국 제재의 선박 관련 내용들에 대해서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제재에 저촉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육로를 통해 방남을 해온 북측이 돌연 항로를 이용하겠다는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백 대변인은 "북측이 만경봉호를 타고 오는 것은 강릉 공연 기간 동안에 숙식의 편리를 위한 것이라고 알려왔다"고 답해왔다.
북측이 만경봉호를 타고 항로를 통해 방남하면 우리와 북측을 잇는 육로, 항로, 하늘길이 다 열리게 된다. 이에 북측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용해 제재 물타기를 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