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사랑의 온도탑이 기부금 감소 등으로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색적인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어 대학가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26일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 정문 앞 식당.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작은 항아리를 들고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 주인은 선뜻 쌀을 한 바가지 퍼 항아리에 담았다.
이 이색적인 장면은 부경대학교 대외홍보대사 '블루'(대표 김현서) 학생들이 4년째 펼치고 있는 '사랑의 쌀 나눔 행사'의 일부분이다.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해마다 캠퍼스 인근 식당에서 쌀을 모아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4년 동안 이 행사에 참여한 식당은 340여 곳에 이른다.
올해도 '블루' 학생 24명은 지난 26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대학 인근 식당 등 가게 80여 곳을 돌며 쌀을 모았다. 이렇게 모은 쌀은 한 바가지부터 한 포대까지 모두 120kg에 달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식당 주인은 "해마다 이맘때면 학생들이 쌀을 받으러 와서 올해는 언제 올까 하고 기다렸다"면서, "우리에게 좋은 일 할 기회를 주는 학생들이 참 기특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이 봉사 활동 소식을 접한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들을 직접 찾아 부경대를 방문해 '대견하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부경대생들은 이렇게 모은 쌀을 29일 사회복지단체인 전국천사무료급식소 부산본부(부산 초읍동)에 기부하고, 이날 급식소를 찾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배식 지원, 청소, 설거지 등의 봉사활동도 펼쳤다.
행사를 주관한 김현서 학생(27‧해양수산경영학과 3학년)은 "이번 활동을 하면서 추운데 고생한다며 선뜻 쌀을 내주는 가게들의 훈훈한 인심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입구에 '부경대와 함께하는 집' 스티커를 붙여놓은 가게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