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이 1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북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교류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남북은 이달 말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 훈련을 시작으로 평창올림픽 일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훈련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우리 국가대표 상비군이나 청소년 대표급 선수들로, 이들은 북측 원산의 갈마비행장을 이용해 방북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2월 초에는 금강산에서 남북 합동문화공연이 진행된다. 날짜는 2월 4일, 공연장소는 금강산문화회관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난다.
공연은 2시간 안팎으로 진행되며 공연 내용은 아직 남북이 협의 중인 상황이다. 우리 측은 K팝을 포함한 현대음악, 전통음악, 문학행사를, 북측은 전통음악 등을 고려 중이다.
금강산에서 사전 행사가 끝난 뒤 남북은 남측 지역에서 올림픽 전야제 등 행사를 이어나간다.
140여 명으로 구성된 북한 예술단은 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인 2월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올림픽 전야제 공연을 하고, 개막 이후인 11일 서울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차례 공연을 더 할 예정이다.
남북 합동행사들이 막을 내린 후에는 평창올림픽에 참가를 위해 북한의 대규모 방문단이 남측으로 내려온다.
먼저 2월 1일 여자 아이스하키팀 선수단을 제외한 타 종목 선수단 31명이 방남할 예정이다.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남측과 단일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27일 먼저 육로를 통해 방남한 바 있다.
이어 6일에는 삼지연 관현악단을 포함한 북한 예술단 140여 명이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내려온다. 또 7일에는 북한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민족올림픽 대표단 등 수백 명이 방남해 올림픽에 참여한다.
다만 지난 1월 9일 고위급 회담을 통해 협의한 평창올림픽에 파견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규모나 구체적인 명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남북은 올림픽 개막 전까지 추가 협의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아울러 평창패럴림픽이 개막하는 3월 9일에도 북한은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응원단 등 150여 명을 파견한다.
이처럼 평창올림픽을 맞아 남북 교류가 물밀 듯이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위반·이완 논란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특히 우리 정부가 금강산 합동 문화공연을 위해 북한에 경유를 미리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론은 싸늘해졌다. 문화회관은 과거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 시절 사용했던 발전기로 가동되는데, 발전기에는 경유가 연료로 사용된다.
이에 정부는 일관되게 대북제재 또는 5·24 조치(대북교역을 금지한 2010년의 정부 조치)와는 무관하고 논란이 없도록 준비하고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북제재와 관련해서 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번 행사에 필요한 경유는 약 1만ℓ(약 63배럴) 수준으로, 안보리 대북제재 수준에 위반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작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정유 제품의 대북 공급량을 연간 50만 배럴로 한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안보리 제재뿐 아니라 미국 독자제재와도 관련이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서명한 '북한·러시아·이란 패키지법'에 따라 대북 정유제품 이전을 전면 금지하며 독자 제재 노선을 책정한 바 있다.
행사를 위해 우리 정부가 경유를 북한에 들이면 미국의 독자제재를 위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독자제재를 따라야하는 의무는 없지만, 한미 간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까지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안보리 제재만큼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공연 후 사용하고 남은 연료는 다시 가져올 계획이고 이에 앞서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미국 측과 사전에 긴밀하게 논의한 뒤에 반출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