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자유무역 전쟁 막올랐다

2018-01-24 14:43
  • 글자크기 설정

세이프가드 발동 등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에 다보스 포럼에서 성토 목소리 커져

철강·알루미늄에도 관세 부과 우력…미국 뺀 TPP 출범하며 자유무역 반격 움직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의 기업과 노동자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태양광전지와 세탁기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관세 부과 명령에 공식 서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우리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폐쇄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트럼프 대통령 대 자유무역 질서 사이의 갈등이 더 심화하는 모양새다. 

◆ 세이프가드 조치에 NAFTA 전망도 '흐림'··· 다보스 포럼 '反 트럼프 목소리' 거세
미국은 최근 보호무역 정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중국산 세탁기·태양광패널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며 장벽을 높였다. 예상보다 높은 관세 부과에 한국과 중국은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설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앞으로 미국 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내세울 경우 미국과 다른 국가, 특히 중국과의 무역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이 속도를 내면서 현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6차 재협상 역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NAFTA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것을 예고한 바 있다 

한편 23일부터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다보스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보호무역주의의 위험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모디 총리는 "세계화에 맞서는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면서 "보호무역주의는 단순히 세계화만 피하려는 게 아니라 자연스러웠던 흐름을 뒤집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무역장벽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 간의 투자와 협상, 공급망 제공 등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특별연설에서 "남쪽에 있는 이웃 나라에 북미자유무역협정이 그 나라와 세계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에둘러 비판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태양광 전지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일자리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미국의 환경을 해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태양전지와 패널 수입에 대한 관세가 시장 성장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분석한다. 

◆ 미국 빠진 TPP 뒤로한 채 일본·캐나다 등 중심으로 CPTTP 출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바로 미국이 버락 오바마 정권 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자유무역협정에서 미국의 부재는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이후 남은 국가들은 '미국을 뺀' 경제동반자 협정에 들어갔으며, 일본과 캐나다·호주 등 11개국이 오는 3월 8일 칠레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미국의 탙퇴 이후 남은 11개국은 협정안의 큰 틀을 유지하고 명칭도 CPTPP로 바꿨다. 협정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전체 교역물품의 95%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면서 강력한 자유무역 정책을 편다. 사후저작권 보호 유보 등 지적재산권과 환경, 투명성 등은 동결항목에 포함됐다.

미국이 참가했을 때 TPP 참가국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7.5%에 달했다. 미국이 빠진 뒤 CPTPP 참가국의 경제규모는 12.9% 수준으로 줄었지만, 관세의 대대적 철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11개 회원국은 CPTPP 협정 발효 후 미국 측에 복귀를 요청함과 동시에 영국과 한국 등 다른 나라가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어두면서 더 많은 국가의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CPTPP는 각국의 국내 비준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