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보니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아직까지는 별다른 반응이 없어요.”(올림픽선수촌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
21일 찾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지난 며칠간 단지를 감쌌던 미세먼지가 걷히자 112개 동, 총 5540가구의 대규모 단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여기에 ‘8·2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집값 상승에 불이 붙었다.
실제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전용면적 83㎡의 매매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9억~10억원에서 올해 1월 들어 13억~14억원까지 뛰었다
그러나 지난 1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파트 재건축 연한과 안전진단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재건축 연한이 최대 40년인 과거 기준으로 돌아갈 경우, 올림픽선수촌아파트의 재건축 가능 시점이 6~8년 가량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준비위원회는 올 상반기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받고 하반기 중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서울시 심의를 받을 계획이지만, 재건축 연한 강화를 적용받게 된다면 이 같은 계획도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올림픽프라자상가 내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과거 기준으로 재건축 연한이 되돌아가게 되면 재건축 지연으로 시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이 없다보니 조금 더 지켜보자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 인근 C공인중개업소 직원도 “최근 가파른 가격 상승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현재 전용 83㎡은 매물이 하나도 없다”며 “재건축 연한 강화에 대한 방안이 발표되고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적용받는 시점이 돼야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등 재건축 연한이 30년에 가까워진 강남권 단지를 겨냥한 투자수요가 최근 크게 유입되며 시세를 끌어올린 만큼, 관련 대책이 나올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그동안 강남권 노후 아파트에 재건축 기대감을 갖고 접근한 투자자가 상당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정부가 추가적인 재건축 규제를 내놓는다면 시세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기본적인 수요가 뒷받침되는 강남권 단지 등에는 집값 조정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아직까지 재건축 연한 강화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재건축 연한과 안전진단 강화 등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구체적인 개선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