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황소의 뜨거운 콧김을 내뿜고 있다. 일각에서 경계론이 제기되지만 거침없는 투자 열기에 경계론이 끼어들 틈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머니는 “일부 투자자들은 마치 시장이 결코 하락하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최근 투자 열풍을 설명했다. 실제로 일례로 S&P500지수의 경우 올해 들어 하루도 하락하지 않았고 6일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새해가 시작된지 불과 2주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 글로벌 증시에 2조1000억 달러(약 2247조원)이 쏟아졌다.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은 시장이 하락할 근거가 없다면서 추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하락을 뒷받침할 만한 지표도 딱히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설적인 투자자 빌 밀러는 9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하여 “트럼프 정부의 감세가 이미 시장에 일부 반영됐지만 기업들이 최저 임금을 올리고 보너스를 뿌릴 경우 충분히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올해 들어 증시 랠리에 불이 붙었고 조정 위험도 커졌지만 약세장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는 경계론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그 이유 중 하나로 작년부터 일각에서 제기된 하락 경고가 번번이 빗나가면서 더 이상 경고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하락 베팅도 감소 추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에서 숏포지션은 점점 줄고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의 롱포지션은 지난 몇 개월 동안 계속 늘어 2015년 이후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헤지펀드의 S&P500지수에 대한 숏포지션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신흥국펀드에 대한 숏포지션도 1년여래 최저로 줄었다.
그러나 무서운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상황이 반전될 경우 충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모간 스탠리는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9년째 상승장이 계속되면서 강세장이 희열(euphoria)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시장 움직임의 거침없는 속도를 볼 때 약간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차트 전문가들을 인용하여 최근의 초강력 투심은 시장이 정상 영역을 벗어났다는 역투자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최근 설문에 따르면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은 7년래 최고치까지 높아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형 기관의 뒤를 쫓아 시장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는 종종 역투자 시그널로 읽힌다고 WSJ는 전했다.
CNN은 “투자자들이 무서워해야 할 단 한가지는 공포의 부재”라는 오랜 격언을 상기시키면서 CNN의 공포-탐욕 지수가 극도의 탐욕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