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제개편안 실시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달러 요동과 강세에 따른 위안화 하강압력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예상 밖의 강세를 보인 위안화의 2018년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와 금융기관은 부정적 요소보다 긍정적 요소가 더 많다며 전반적으로 합리적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다소 힘은 빠지겠지만 강세 지속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시장 전문가와 금융기관은 "안정된 중국 경기, 당국의 금융 레버리지 축소와 환율 안정 유지 의지,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유동성 조절 등으로 큰 변동없이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가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위안화 가치 급락에 대한 시장 우려가 증폭되고 절하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 위안화는 오히려 달러대비 강세를 보였다며 이는 달라진 시장 환경과 투자심리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는 지난 26일 기준 대략 6% 가량 절상됐으며 이는 3년 연속 절하 흐름에서 벗어난 것으로 주목된다.
시장 우려에도 투자자들이 위안화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인상과 대대적 감세안 등장에도 이달 중순 이후 위안화 가치가 오히려 상승세를 탄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역외 위안화는 지난 13일 큰 폭으로 절상된 후 20일에는 6.60, 6.59, 6.58, 6.57위안이 차례로 무너졌고 25일 6.5519위안으로 마감했다. 인민은행의 달러당 고시환율도 19~26일 사이 22일 소폭 절하를 제외하고 5거래일 연속 절상 흐름을 보였다. 27일 고시환율은 6.5421위안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위안화의 달러대비 강세는 3개월간 지속되온 흐름을 뒤집은 것으로 미국 세제개혁안 통과 후 예상됐던 달러 강세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달러에 대한 실망이 축적된 결과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세가 예상됐지만 정책 불확실성 등 변수로 올해 달러는 힘을 내지 못했다.
중국 당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낙관 전망에 힘을 보탰다. 신문은 내년도 거시경제정책 밑그림을 잡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온건한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유지하고 환율을 합리적, 균형적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을 지속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음을 언급했다.
지난해 회의에서 언급했던 '환율 탄력성 확대' 라는 문구가 사라져 당국이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 인상 등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유동성 조절, 자본유출 통제 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신용평가업체인 동방금성(東方金誠) 연구발전부의 왕칭(王靑) 부주임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2018년에도 위안화의 달러대비 환율은 큰 변동없이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 변동구간을 6.40위안에서 6.80위안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정치·경제 리스크의 달러에 대한 영향을 최대 변수로 꼽았다.
중국 증권사 등 금융기관은 중국 성장률은 둔화되고 미국은 강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파격적인 감세안 통과, 금리 인상으로 내년 강달러 출현 가능성이 크고 이는 위안화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 인정하면서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광대증권은 "2018년 달러로 인한 리스크는 분명히 있지만 달러 절상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달러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강세를 보이지만 않는다면 위안화 절하 압력은 충분히 수용해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위안화가 올해의 강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신만굉원증권은 "2018년 미국·유럽 각국의 통화정책이 엇걸리고 중국 국제수지가 개선 흐름을 이어간다면 위안화 가치가 안정 속 상승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민생증권은 "내년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가치 급락 가능성보다는 크다"고 판단했다. 위안화 등락폭이 확대될 수는 있지만 자본유출이 제어되고 외환보유액, 외국환평형기금이 증가하는 상황으로 자본통제 고삐가 느슨해질 조짐도 없어 오히려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