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나뉘었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가 ‘본사 직접고용’으로 뜻을 모았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8일 오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계열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조는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 인근 파스쿠찌에서 만나 90분 가량 제빵사 직접고용 대책을 논의했다. 파스쿠찌는 SPC그룹이 보유한 커피 전문점 브랜드다.
앞서 한국노총은 본사가 직접 고용 대안으로 출한 상생법인 ‘해트파트너즈’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트파트너즈는 본사와 가맹점주, 제빵기사 파견 협력사 3자 합작법인이다.
규모는 한국노총이 1000여명, 민주노총이 300명 가량으로 직접고용에 있어서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한총노조가 우세한 판국이었다.
본사 역시 상생법인에 긍정적인 노조가 생겨났다는 점은 이번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 짓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부 시정명령에 따라 파리바게뜨 제조기사 전원이 직접고용 또는 반대의사 표시를 하지 않는다면 과태료부과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제빵사 5300여명이 모두 상생법인에 찬성해야 파리바게뜨가 유리한 만큼, 상생법인에 유연한 노조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본사 측에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두 노조가 본사 직접고용에 뜻을 모으면서 파리바게뜨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직접고용을 하자니 당장 본사 정직원 보다 많은 수의 제빵기사를 고용해야 하고, 과태료 530억원을 내자니 지난해 회사 영업이익의 80% 수준에 해당해 감당하기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파리바게뜨는 과태료를 한푼이라도 줄여보려고 전체 제빵사 5300여명 가운데 3700명에게 상생법인 동의서를 받았다고 고용부에 제출했지만, 고용부는 3700여명 동의서도 허위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PC그룹 관계자는 “대화를 해야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본사 방침이다”며 “노조나 고용부에서 공문이나 지침이 오는대로 즉시 대화 등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