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경제협력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제조업 분야의 수출과 일자리가 한계에 직면하면서 이를 극복할 신산업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13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釣魚台)에서 개최한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이 같은 내용의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현 원장은 포럼에서 "중국 무역구조가 가공무역에서 일반무역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산업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본재와 중간재 중심으로 수입대체가 진행되면서 한·중 간 무역환경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 원장은 “양국 간 투자도 과거 한국의 대중국 단방향 투자에서 한국과 중국 쌍방향 투자로 전환됐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아직 중국의 해외투자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2016년 기준 0.6%, 중국 상무부 통계)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재중(在中) 한국기업 수출은 중국 전체 수출액의 4.9%, 외자기업 수출액의 12.9%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중국 주재 한국기업이 약 80만명 현지인을 고용하고, 1300억 달러 규모의 중간재를 현지에서 구매하는 등 중국경제 성장 동반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현 원장은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일대일로 건설 △위안화 국제화 부문에서도 중국과 협조관계를 유지하는 중국 경제 국제화 파트너”라고 역설했다.
산업협력 부문에선 양국 산업이 조립 및 가공 단계의 단선협력을 벗어나 △연구·개발(R&D) △기술 △디자인 △브랜드 등 고부가가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양국 글로벌 가치사슬(GVC) 전방참여도 확대를 위해 무역‧투자 장벽 완화를 통한 중간재 거래비용 절감, 한·중 산업협력단지 조성 참여를 통한 양국기업 연계 강화 등 한·중 간 상호협력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한·중 양국의 신산업 육성정책이 유사함을 제시하고 △환경보호 △신에너지 △바이오 △스마트 제조 △로봇 △신소재 △신에너지 자동차 등 미래 성장산업 및 전자상거래 협력 확대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이어 제조업 수출과 일자리 창출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업·서비스업 융복합 발전 및 서비스업 중심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추진을 가속하는 것도 양국 서비스업 협력 확대를 모색할 기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나라 신북방정책과 중국 육상 실크로드, 신남방정책과 중국 해상 실크로드 정책이 추구하는 방향 및 포함지역의 유사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두 정책의 연계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중국 내 일대일로 변경지역 진출의 경우, 제3국 우회수출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일대일로 연선지방 및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돼 인프라 및 도시화 관련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