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태국에서 열리는 다자 안보회의에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와 북한 외무성 당국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양국 당국자들이 국제무대에서 처음 맞닥뜨리게 되는 만큼 이를 계기로 북·미 간 대화가 성사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SCAP는 아태 지역 10개국의 20여개 안보·전략문제 연구소들이 1993년 설립한 국제기구로서, CSCAP 총회는 참가국 정부의 고위 관리나 전문가들이 개인 자격으로 모여 역내 안보 문제를 협의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윤 특별대표가 11∼15일 일본 도쿄와 태국 방콕에서 양국의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대북 제재·압박 강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미 간 대화 채널이 재가동되면 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과거 고비 때마다 미국에 적극적으로 요청해 북·미 접촉을 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지난해 10월 북한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 한성렬 외무성 부상을 파견해 미국과 비공개 접촉을 가진 바 있다.
올해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과 윤 특별대표 간 접촉이 성사됐다.
이어 6월에는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송환하기 위해 윤 특별대표와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물밑 접촉을 하며 이른바 '뉴욕 채널'을 재가동시켰다.
지난주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의 방북에 이어 북·미 간 1.5트랙 접촉까지 성사된다면 팽팽한 대치를 이어온 한반도 긴장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CSCAP에서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강조하며 대화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여기에 미국도 북한을 향해 대화의 제스처를 취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를 통해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북한은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유엔 등을 통해서 꾸준한 대화 의지를 보였다. 그럼에도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계획 포기 등 북·미 대화 전제조건을 굳건히 고수해왔지만, 이번 만큼은 한 발 물러난 모양새다.
이는 북·미 대화를 위해 내걸었던 기존의 조건들을 일단 접어두고 무조건적 회동에 나설 수 있다는 미국측의 파격적인 제안이다.
미국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회동할 수 있다고 공식 의사를 밝힌 것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