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이 살면, 한국이 산다] ③부산-국제‧자갈치 시장, 꽃분이네 vs 자갈치아지매

2017-1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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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꽃분이네 등 골목골목 피난민 애환 담긴 문화유산

자갈치시장- 매일 300종 어패류 거래 부산대표 ‘수산물1번지’

부산 국제시장 입구 모습.[사진= 소진공]


‘꽃분이네’와 '자갈치아지매‘. 부산을 대표하는 이 구수한 단어를 품고 있는 이곳은, 묻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이다.

부산의 낭만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발길이 저절로 향하게 되는 곳들이지만, 양 시장의 분위기는 완전 갈라진다. 전혀 다른 취향의 부산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30일 부산 전통시장을 파악해 본 결과, 국제시장은 영화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며 시장 자체가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이 되어가고 있는 반면, 자갈치시장은 부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부산 바다’ 향취를 맡게 해준다는 점에서 콘셉트를 완전 다르게 가져가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국제시장은 역사박물관 이미지에 최근 젊음을 추구하며 ‘글로벌 복합문화공간’이란 또다른 도전에도 나선 상황이고, 이에 맞서 자갈치시장은 부산 자체를 전면에 내걸고 이미지를 그대로 살린 ‘대한민국 최고의 수산물종합시장’을 표방해 나가고 있다.

대한민국 글로벌명품시장 '톱10'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는 점만 공통적일 뿐, 이처럼 극과 극의 차별화로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각기 다른 취향의 소비자를 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제시장 꽃분이네 점포 모습.[사진= 소진공]


우선 영화 방영이후 시장거리 자체가 역사관이 되어 버린 국제시장은 세계적인 명소로 부상했다. ‘꽃분이네’를 중심으로 시장의 골목 하나하나 마저, 마치 문화유산처럼 취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6.25 전쟁시 엄청난 피난민들이 몰려들었던 세월의 흔적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만큼, 이젠 단순한 전통시장이 아닌 ‘역사의 현장’으로 불릴만하다.

실제 미로처럼 구석구석에 다양하게 자리 잡고 있는 점포에는 40년된 안경, 수제젓가락, 형형색색의 한복, 인테리어 소품, 전통칠기공예품 등이 모여, 매력적인 정통제품들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특히 다양한 공구 판매로도 유명했던 이곳에는 이제 ‘젊음’까지 합쳐지고 있다. 전통시장에서 느낄 수 없는 커피향과 함께 깔끔한 라운지에서 여행안내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는 ‘복합문화관광’ 지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거리에서 정통을 느끼며 마시는 커피한잔의 기분을 한국의 국제시장에서도 그대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지붕 없는 복합문화박물관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자갈치시장 회센터 내부 모습.[사진= 소진공]


반면 자갈치시장은 부산의 바다를 그대로 품고, 구수한 ‘자갈치아지매’ 의 인심이 담긴 전통시장 이미지를 추구해 나간다. 정형적인 부산 이미지로 큰 변신을 꾀하지 않으면서도, 국제시장 못지않은 글로벌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바다를 떠올리면, 가보고 싶은 ‘수산물 1번지’란 이미지처럼 매일 300여종의 어패류가 거래되는 부산의 상징적 명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활기가 넘치고, 흥겨운 수산물시장이란 별칭이 말해주듯, 이곳은 아직도 푸짐함 덤과 따뜻한 정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2006년 현대식 건물이 신축돼 회센터가 들어서면서부터는 부산의 상징적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됐다. ‘싱싱한 회를 즉석에서 구매해 2층에서 한차림으로 점심 해결, 이후 오후 2시에 열리는 영도다리 도개쇼 관람, 간식으로 어묵‧건어물 주전부리에, 저녁에는 자갈치시장 동쪽에 위치한 꼼장어구이집에 들려 마무리’란 코스가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 이곳 부산 전통시장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부산하면 해운대만 생각하고 오게 됐는데, 이런 특색 있는 시장과 함께 연계 관광코스가 개발된다면, 이는 중국 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에게 매우 매력 있는 여행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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