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는 29일 ‘2017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분데스리가의 전설’로 불리며 아시아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정하고 헌액식을 가졌다.
시상대에 선 차범근 전 감독은 “올해 축구계 사정이 좋지 못해 스포츠영웅에 신경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는데, 수상을 했다는 이메일을 받은 순간 나에게 책임을 묻는 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정신이 번쩍 났다. 한국 축구 더 나아가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당당한 모습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기쁜 수상 소감 속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한국 축구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30일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추첨 행사를 위해 모스크바로 출국하는 차범근 전 감독은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잘했으면 하는 설렘을 갖고 떠난다. 떨린다”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도 칭찬 받지 못하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싶다. 지난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변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공을 향해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전술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았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뒀기 때문에 모든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격려했다.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축구 국가대표 A매치 최다출장(136경기)과 최다골(59골) 기록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독 분데스리가 308경기 98득점(1978~1989년), FA컵 27경기 출전과 13득점 기록을 갖고 있는 세계적인 축구선수의 경력을 갖고 있고, 1979~1980년과 1987~1988년 두 차례의 UEFA컵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하면서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또한 은퇴 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프로축구팀 감독, 유소년선수 양성, 체육행정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우리나라 축구 선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지난 1975년 체육훈장 기린장과 1979년 체육훈장 백마장을 수상한 공적도 평가 받아, 올해의 스포츠영웅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한체육회는 2017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선정을 위해 지난 7월부터 약 한 달간 일반국민, 추천단, 체육단체, 대한체육회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70명의 후보자를 추천 받아, 스포츠영웅선정위원회(15인)와 중앙언론사 체육부장으로 구성된 심사기자단(15인)의 2차 심사를 거쳐 최종후보자 7명을 선정했다. 또한, 최종후보자를 대상으로 9월 1일부터 3주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지지도를 조사하고, 선정위원회가 국내스포츠발전 공헌도, 국위선양 공헌도 등 정성평가를 실시하여 스포츠영웅을 최종 선정했다.
스포츠영웅 헌액식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2011년에는 한국인 최초 올림픽 챔피언에 오른 故 손기정(마라톤)과 故 김성집(역도)이 최초로 헌액됐고 이어 故 서윤복(마라톤)이 2013년, 故 민관식(체육행정), 장창선(레슬링)이 2014년, 양정모(레슬링), 박신자(농구), 故 김운용(체육행정)이 2015년, 김연아(피겨스케이팅)가 2016년 스포츠영웅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