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vN 드라마 ‘굿 와이프’ 김단으로 대중들과 만난 나나는 대중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까지 사로잡았다.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것에 목말라 있던 영화계, 나나의 첫 등장은 너무도 낯설고 신선했기 때문이다. 이토록 매력적인 비주얼에 안정적인 연기력까지 갖추었다니. 나나의 ‘낯섦’은 많은 이들에게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꾼’(감독 장창원)은 나나에게 중요한 작품이었다. 그의 연기력을 증명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였으니까. 연기하는 나나에 대한 대중과 업계의 관심과 기대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나나는 ‘사기꾼 잡는 사기꾼’의 이야기로 스크린 데뷔에 나서게 됐다.
영화는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뭉친 사기꾼들의 예측 불가 팀플레이를 다룬 작품. 극 중 거침없는 비주얼 현혹꾼 춘자를 연기한 나나는 탄탄한 연기력과 신선한 매력으로 또 한 번 배우로서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나나 연기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 영화 관계자들의 좋은 반응을 접했다.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처음에는 혹시나 제가 너무 과해서 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현장에서 워낙 호흡이 좋아서 ‘혹시나’하는 기대를 했었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연기를 자평해본다면?
- 어떤 부분을 잘했다는 생각보다 아쉬운 부분이 더 기억에 남는다. 긴장한 표정은 저만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부각되는 것 같다. 그런 걸 신경 쓰다 보니 ‘아직 부족하구나’ 더 느끼게 되고 매 순간 돌아보고 연기하게 된다.
튀지 않게 연기하는 것은 어떤 것이었나? 어떤 연습을 거쳤는지
- 늘 붙어 다니는 친구 같은 팀원으로서 자연스러운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평상시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 제가 어떤 표정과 말투를 쓰는지 집중하고 세심하게 관찰했다.
자신도 몰랐던 모습을 발견했나?
- 제가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제 말투로 대사를 소화하기가 힘들다. 아직 익숙지 않다. 평상시 말투를 녹음했을 때랑 대사 톤은 다르더라. 그런 부분을 찾기가 힘들었다. 계속해서 찾아가고 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은 어떤 차이가 있었나?
- 많은 차이가 있었다. 브라운관보다 스크린이 더 어색하고 신기하다. 한두 작품 더 하다 보면 익숙해질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앞으로 쭉 신기하고 어색할 거 같은 느낌도 든다.
춘자 역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 저는 대사를 달달 외워야 거기에 감정 디테일을 심을 수 있다. 대사를 완벽하게 외우고 그다음에 어떤 행동이나 제스처를 상상할 수 있다. ‘꾼’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대본을 많이 봤다. 제가 나오는 신을 상상할 때마다 반사적으로 대사가 튀어나올 정도였다.
또 ‘굿 와이프’ 전도연 선배님이나 ‘꾼’ 선배님들에게 이것저것 여쭤보고 참고했다. 선배님들이 제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해주셔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수용해서 받아들이려고 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춘자의 만취신을 잊을 수 없을 텐데
- 실제로도 술을 잘 못 한다. 하지만 만취해본 경험이 있어서 연기에 많은 도움을 줬다. 춘자는 밝고 귀여운 성격이니 술을 마쳤을 때 어떤 반응일까 고민했다. 우울해할까? 슬플까? 행패를 부릴까?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내내 웃기만 할까?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그러다 춘자라면 귀엽고 밝게 표현할 것 같다는 결론을 냈던 것 같다.
연기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 20대 초반부터였다. 그땐 가수 활동이 바쁘고 시작이 부족해서 지금처럼 여유 있게 레슨을 받지는 못했다. 지금은 꾸준히 시간이 날 때마다 레슨을 받는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 가수 데뷔를 하게 되었는데 한 앨범을 준비할 때 콘셉트가 중요하지 않나. 그것을 소화하려면 연기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대에서 표현하는 것들을 보여드리는 것도 연기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무대를 준비하고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도 그랬다. 점점 연기가 궁금해지더라. ‘연기를 제대로 배우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던 것 같다.
오디션도 많이 봤을 텐데
- 항상 떨어졌다. ‘이미지는 잘 맞고 좋지만,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표현 방법을 모른다’라고도 하고. 대체적으로 아쉽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 도리어 자극을 받았다. 제가 부족하다는 걸 느끼게 됐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더욱더 연습에 매진했다.
‘굿 와이프’ 김단과 ‘꾼’ 나나는 너무도 다른 성격이다. 이 중 나나와 더 가까운 성격은?
- 둘 다 저 같다. 제 안에 있는 것들이고 제 성격이라는 생각이다. 여러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건 배우로서 좋은 장점인 것 같다. 다양한 캐릭터를 입기 위해 여러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앨범을 준비할 때와 연기를 준비할 때,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은데
- 둘 다 내게 중요한 일이다. 크게 다르지는 않다. 제가 해야 하는 일이고 준비되지 않는 선에서 보이는 건 용납이 안 된다. 준비를 다 해도 다 표현되지 않으니까.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뭔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편이다.
노력파고 또 완벽주의자인 것 같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 많이 받는다.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다. 더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런데 그 스트레스 역시 지나고 보면 굉장히 행복한 일이더라.
변화에 대한 열망이 차기작에도 영향을 미칠까?
- 어느 한 부분이라도 달랐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외적으로 부각되는 면이 있었다면 다음에는 내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감정이 드러나는 부분이나 깊게 표현할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차기작은 드라마 ‘사자’인데 그 작품에서는 김단과 춘자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대가 크다.
멀리 미래를 내다보았을 때 나나의 최종적 목표는 무엇인가?
- 가수와 배우, 둘 다 놓고 싶지 않다. 둘 다 할 수만 있다면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다. 엄정화 선배님처럼 말이다. 둘 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보다는 여러 가지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