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금융업을 넘보고 있다. 금융업에 진출해 사업 초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경우 건설사뿐만 아니라 금융사로 부실이 옮겨질 가능성이 있어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일부 중견건설사, 부동산 개발업체 등이 금융업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앞서 중견건설사 청광종합건설은 지난 7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강원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부동산 시행업체인 디에스네트웍스 역시 지난 9월 스마트저축은행 인수 관련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외에 호반건설도 금융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SK증권 인수를 타진했고, 부산 소재 건설업체 대성문은 직접 부동산 P2P(개인대 개인) 금융업체를 설립했다.
건설업계가 금융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금융사업을 금융 조달의 창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들은 특성에 따라 초기 사업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최근 은행들이 중소 건설사에 대한 대출을 강화함에 따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금융사를 계열사로 두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건설업의 경우 부동산 경기에 따라 크게 휘청일 가능성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업이 부실화되면 금융사로 위기가 전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는 부동산 PF 부실화로 인해 촉발된 것이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면 사업 자금 조달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그렇지만 건설업은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보다 세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데 건설업체가 주인으로 있다면 평가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