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달궁계곡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리는 심원마을이 완전히 철거되면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 주민과 정부당국이 합심한 결과 이 곳은 반달가슴곰 같은 야생동물들의 새 보금자리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10일 지리산국립공원 심원마을 철거·정비와 복원 사업이 마무리됐다고 12일 밝혔다.
하지만 1987년 지리산 관광도로가 개통되면서 기존의 건물 등을 활용한 식당·펜션 등 상업시설이 들어섰고, 이후 지리산 심층부 훼손과 계곡 내 각종 환경오염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 마을 일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반달가슴곰의 주요 서식지로, 보전 가치가 뛰어나다. 실제로 지난해 초 지리산에서는 처음으로 야생 상태에서 반달가슴곰 세 쌍둥이가 태어나 환경 보전이 시급했다.
이에 공단은 2013년부터 주민 보상에 들어가 올해 20가구 건물 55동, 진입 도로 870m(폭 6m), 옹벽 등 인공시설 철거·복원 사업을 마쳤다. 총 사업비는 약 211억원으로, 이 가운데 총 166억원이 주민 보상금으로 지급됐다.
보상금은 주민 지정 업체, 구례군청 지정 업체, 공단 지정 업체 등 3곳의 감정평가사를 통해 정해졌으며, 건물과 임야, 논밭에 대한 보상이 포함됐다고 공단은 설명했다. 공단은 철거 지역이 급경사임을 고려해 사면 안정을 도모하고자 사스레나무, 국수나무, 병꽃나무 등 총 9종의 지리산 자생 수종 4만8065그루를 심었다.
아울러 심원마을 철거 지역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식생이 복원되는 과정 등을 폐쇄회로 TV를 통해 면밀히 관찰할 계획이다. 공단은 이 지역을 생물군집 서식지(비오톱)로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