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위비톡'과 '리브똑똑'을 시장에 내놨다. 두 애플리케이션(앱) 모두 메시지를 주고 받는 메신저를 기반으로 송금, 계좌 및 금융상품 조회, 상담 등을 할 수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우리은행이다. 지난해 1월 금융권 최초로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을 시장에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위비플랫폼 활성화를 올 하반기 주요 경영 전략에 포함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해 위비톡을 설치하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에 박차를 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창구를 찾는 사람은 줄어든 반면 인터넷이나 모바일 이용은 늘고 있다"며 "타행과 차별화를 위해 앱에서 여러 콘텐츠를 즐기고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브똑똑은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퇴근 후 카카오톡 폭탄'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업무적인 대화는 리브똑똑으로 하고 사적인 대하는 카톡으로 이원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은행 앱을 주 메신저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앱에서 손쉽게 계좌를 조회하거나 송금 등의 업무를 할 수 있게 만들었지만 해당 은행을 이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에 반해 카톡은 대부분의 은행과 연결 가능하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계좌가 없는 사람은 은행앱의 10% 기능만 사용하는 셈"이라며 "사용성과 로열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위비톡에 친구로 연결된 70명에게 메시지를 보낸 결과 사흘 후 한 명에게서만 회신이 왔다. 나머지는 여전히 읽지 않은 상태다. 과거 앱을 설치했다가 삭제했거나, 알림을 꺼놨거나, 앱을 깔았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가입자 수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위비톡 가입자는 지난달 500만명을 돌파했고, 후발주자인 리브똑똑은 1만8400여명으로 집계됐다. 카톡 가입자가 4000만명이 넘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다. 이는 은행앱을 통해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특히 리브똑똑은 생활 메신저로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앱을 켤 때마다 업데이트 여부를 확인하고 보안을 위한 V3 모바일 등이 실행된다. 때문에 5~9초 후에나 앱이 구동된다. 또 일정을 등록한 후 알림을 설정해 놓으면 팝업이 뜨는데, 그 팝업을 클릭하면 앱이 다운되기도 했다.
은행권 최초로 도입된 목소리 인증도 불안정하다. "홍길동에게 1만원 보내줘"라고 말한 후 "열려라 똑똑"이라고 외치면 거래가 완료된다. 하지만 조용한 곳이 아니면 인식률이 떨어져 몇 차례 다시 말해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위비톡은 출시 2년여 기간 동안 각종 문제점들을 바로잡았고 유용한 기능을 확대해 쓸만한 기능이 많다"면서도 "아무리 콘텐츠를 다양화하더라도 카톡 이용자를 흡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