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조 규모 한화종합화학 지분 전량 매각... 신규투자 재원 마련

2017-11-0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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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삼성SDI가 보유 중인 1조원 규모의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를 전량 매각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각각 20.05%(약 852만주), 4.05%(약 172만주) 보유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팔기로 하고, 외국계 투자은행(IB) 한 곳을 매각 주관사로 결정했다.

이 지분은 2015년 삼성그룹이 화학·방산 관련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할 당시 남겨 놓은 지분이다. 삼성 계열사이던 삼성종합화학은 한화에 팔리면서 한화종합화학으로 사명을 바꿨다.

당시 삼성이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남겨둔 것은 한화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대신 2021년까지 한화종합화학을 성장시켜 삼성이 보유한 잔여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기로 약속했다.

삼성물산과 삼성SDI이 2022년까지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유지분을 일정 금액에 한화에 되팔 수 있는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양사가 현재 한화종합화학 보유지분을 팔겠다고 나선 것은 사업 재편과 신규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탄생한 현재의 삼성물산은 건설, 패션, 바이오 등 분야에 집중해 2020년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금이 필수적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보험사에 대한 신(新) 지급 여력제도가 시행되면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8.13%에 대해 최대 9조원 가까운 준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현재를 매각의 최적기로 판단했다는 분석도 있다. 2015년 말 2656억원이던 한화종합화학의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5753억원으로 121% 증가했다. 한화종합화학은 올해도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여 삼성물산 보유지분의 총 가치는 1조∼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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