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임기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서면서 "어떤 정권, 어떤 독재자, 어떤 국가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로이터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일미군 요코타(橫田) 기지에 도착한 뒤 장병들 앞에서 연설을 통해 "어떤 독재자나 정권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며 "우리는 결코 지거나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기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장병들은 이에 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의 즉각적인 반발을 살 만한 선동적이거나 호전적인 발언을 피하는 대신 미·일 동맹과 미국의 강한 군사력, 미군의 평화 유지 임무를 강조하면서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아시아 순방 기간 동안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할 수 있도록 공동의 압박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하고 상호적인 무역"을 말할 때 단어마다 강세를 두면서 말함으로써 이번 순방에서 북핵뿐 아니라 무역 이슈도 확실히 다루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도착 및 연설 현장은 미국 ABC 방송 등 외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에어포스원에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면서 모여 있던 미군 병사들에게 인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첫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세계 랭킹 4위 골프선수 마쓰야마 히데키 선수와 함께 골프 라운딩을 갖고 부부 동반 저녁식사를 갖는다. 6일에는 일왕 면담에 이어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이후 북한 피랍 피해자 및 가족과 면회하고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이 피랍 피해자를 직접 면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대북 압박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순방기간 한·중·일 회담에서 "북한의 평화 정착 문제가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행정부는 곧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순방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라시아 대통령과의 만남도 예상한다며 "우리는 북한 문제에서 푸틴의 도움을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요미우리 신문은 6일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전쟁 등 한반도 유사시 대응 방안이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국이 유사시 한국에 머무는 일본인과 미국인에 대한 피란대책에 대해서도 협의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5일 보도했다